이무영 감독, "한국영화 악순환은 스크린쿼터 축소부터"
OSEN 기자
발행 2008.06.17 09: 36

이무영 감독(44)이 “모든 악순환은 스크린쿼터 축소에서부터 시작한다”고 밝혔다. 이무영 감독은 최근 OSEN과의 인터뷰에서 “현재 한국영화 산업의 불황과 모든 악순환은 스크린쿼터 축소에서부터 시작된다”며 “스크린쿼터 일수가 축소되면서 스크린쿼터가 존재하는 자체가 무의미해졌다”고 말했다. “극장에서는 대부분 할리우드 영화를 건다”며 “할리우드 영화는 전 세계를 타깃으로 한 영화고 우리나라 영화는 상대적으로 열세다. 거슬러 올라가서 스크린쿼터가 없어도 한국영화가 존재할 수 있다고 말하는 사람들은 정말 바보다. 앞으로 1년 안에 한국영화가 10편 이하로 만들어지면 그들이 잘못 생각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고 덧붙였다. 2006년 1월 26일 정부에서는 스크린쿼터를 146일에서 절반인 73일로 줄인다고 공식 발표했으며 3월 7일 이해찬 국무총리가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스크린쿼터를 73일로 줄이는 영화진흥법 시행령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통과된 개정안은 7월 1일부터 시행 중이며 스크린쿼터문화연대를 중심으로 한 영화인들의 반발은 계속되고 있다. 이 감독은 “할리우드 대작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 영화가 극장에 걸 수 있도록 보호받는 장치가 없는 것이나 다름없다”며 “대작들은 무한정 스크린 수를 잡고 무기한 밀어 붙일 것이다. 거기에 어느 장사꾼이 보호막이 없는 우리나라 영화에 투자를 하고 상영을 하겠느냐”고 반문했다. 최근 할리우드 영화들이 박스오피스 순위를 점령한 가운데 상영관수도 가히 블록버스터 급이다. 박스오피스 1위인 ‘쿵푸팬더’가 632개 상영관을 장악 한데 이어 ‘인디아나 존스 4: 크리스탈 해골의 왕국’ 527개 ‘섹스 앤더 시티’ 412개의 상영관을 확보하고 있다(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 17일 집계). 이에 비해 지난 12일 개봉한 세 편의 한국 영화의 개봉관수를 살펴보면 할리우드 대작들에 비해 상영관수도 초라하기 그지 없다. ‘흑심모녀’는 183개, ‘그녀는 예뻤다’ 14개, ‘아버지와 마리와 나’ 10개다. 이마저도 교차 상영이 되고 있다. 이 감독은 한국영화를 질적으로 잘 만들어 경쟁력을 갖추면 되지 않느냐는 일각의 반론에 대해서는 “그건 말도 안 되는 말이다”며 “몇 십 배의 돈으로 만드는 작품과 동등한 위치에서 경쟁하라는 게 말이 안 된다. 대각선에 대형 마트가 있는데 구멍가게 차리고 매출 경쟁하라는 게 말이 되느냐 한국영화는 산업이 아니다. 산업적으로 지켜야 할 것이 아니라 문화적으로 지켜야 한다”고 밝혔다. crystal@osen.co.kr . . . . . 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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