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주의해야 할 저근육형 비만
OSEN 기자
발행 2008.06.17 12: 04

[정지행의 한방칼럼]처음에는 정상이지만 자신의 상태를 잘 모르고 무조선 '체중만 빼는 다이어트'를 하면 저근육형 비만이 되기 쉽다. 일시적인 체중감략을 위해 굶는 다이어트를 하면 지방이 아닌 근육이 빠져나가 신체에 무리가 오는 것이다. 운동과 식이요법을 병행하는 것이 올바른 다이어트법이라는 건 아무리 강조해도 모자라지 않다. 요즘은 먹을 것이 흔한 반면 활동량은 줄어든 세상이 되어서 그런지 비만환자들이 매우 많다. 정상인임에도 불구하고 스스로를 비만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다. 그 결과 무리한 다이어트를 해서 생기는 부작용이 다양하다. 부작용이 생기는 이유는 다이어트를 할 때 단순히 체중을 줄이는데 연연하기 때문이다. 살을 뺄려는 사람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것은 과연 살이 빠지냐, 즉 '체중이 얼마만큼 줄어드느냐'이다. 하지만 임상에서 중점을 두는 것은 단순한 체중의 변화뿐만 아니다. 중점적 포인트는 '건강해져야 한다'는 것이다. 부기가 빠져야 되고, 변비가 없어져야 하고, 어깨가 결리지 않아야 하며, 피부가 좋아져야 하고, 걸을 때마다 무릎이나 발목 관절이 아프지 않아야 하며, 저녁 때마다 지긋지긋하게 다리가 피곤하고 붓던 게 개선되어야 하고, 살찌면서 끊어졌던 생리를 다시 시작해야 하고, 두통이 없어져야 하고, 발바닥에 열이 나고 발뒤꿈치가 아프던 것이 없어져야 하고, 얼굴에 생기와 윤기가 돌아야 하는 등의 수많은 변화가 있어야 한다. 그러나 대다수가 무리한 체중 감소에만 집착한다. 양적인 살이 아니라 질적인 살이 빠져야 한다면 좋은 표현일까? 환자들을 상담하다 보면 키와 몸부게로 계산한 비만도는 정상인데 근육량이 모자라 상대적으로 지방의 양이 많아져서 생긴 '저근육형 비만'이 꽤 있다. 이런 경우 과거의 다이어트 경험을 물어보면 '이것저것 다 해보았다가'라고 대답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원푸드 다이어트를 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게다가 '활동량은 극히 적으며, 움직이는 게 정말 싫다. 밥 먹고는 그냥 누워만 있고 싶다'라는 경우가 많다. 가정을 해 보자. 과연 학생 시절부터 저근육형 비만이었을까? 처음에는 정상이었던 경우도 있다. 이런 사람들이 저근육형 비만으로 발전하는 이유는 자신이 뚱뚱하다고 생각해 잘못된 다이어트 방법으로 살을 뺐기 때문이다. 운동으로는 체중의 감소가 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에 일단은 식사를 조절해 굶는 것으로 다이어트를 해서 일시적으로는 자기가 바라는 것만큼 체중을 감소시킨다. 하지만 운동을 병행하지 않고 식사 조절에만 의존하여 며칠 굶고 나면 기초 대사량이 뚝 떨어지고, 지방 대신 근육이 분해된다. 즉, 빠진 체중만큼 근육이 없어진다는 뜻이다. 게다가 매일 굶고 살 수는 없기 때문에 며칠 지나면 그동안 안 먹은 것에 대한 보상심리로 오히려 폭식을 해 다시 살이 찔 수 밖에 없다. 체중 감량은 '밑져야 본전'도 못 찾는 경우가 많다. 체중계로는 원래의 체중과 같더라도 질적인 면에서는 훨씬 악화된 상태이기 때문이다. 빠질 때는 근육이 빠지고, 찔 때는 지방이 찌므로 체지방율은 다이어트 시작전보다 증가하게 된다. 그런데 이것이 끝이 아닌 경우가 많다. 다시 한번 잘 해보자고 또다시 해보는 악순환의 굴레에 빠진다. 이번에도 빠지는 것은 근육이고 도로찌는 체중은 모두 지방이다. 몇 번 계속되면 키와 몸무게는 예전과 같더라도 체지방률은 자꾸 자꾸 높아진다. 체지방률의 증가만이 문제가 아니라 정신적인 문제도 발생한다. 실패할 때마다 자신에 대한 환멸감은 더욱 커지게 된다. 스스로에 대한 애정이 없어지고 '한심하다'라고 생각한다. 뿐인가? 체중의 급격한 증감이 계속되면서 몸도 갑자기 나빠진다. 생리가 갑자기 뚝 끊기고, 얼굴 피부가 나빠지는 다이어트 휴유증이 나타난다. 자기가 바라는 자신의 상을 현실과 맞출 수 있어야 한다. 자신의 골격과 기본 근육 구조상 그렇게까지 체중을 줄일 수 없으며, 일단 살이 빠지더라도 유지하기는 힘들다는 것을 자각해야 한다. 그렇다고 과제충인 채로 살자는 것은 아니다. 너무 많지도 적지도 않은 건강 체중을 건강한 방법으로 유지하도록 노력하자. [글 : 정지행한의원 정지행 원장, 한의학 박사] [OSEN=생활경제팀]osensta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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