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식 "야구판이 너무 삭막해졌어"
OSEN 기자
발행 2008.06.17 18: 21

[OSEN=대전, 이상학 객원기자] “너무 삭막해졌어.” 한화 김인식 감독이 최근 프로야구판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련의 사태에 대해 뼈있는 한마디를 내뱉었다. 17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롯데와의 홈경기를 앞두고 김 감독은 지난 15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KIA-SK전에서 불거진 빈볼시비 사태에 대해 “별일도 아니었는데 일이 그렇게 커졌다”고 운을 뗐다. 이어 김 감독은 “요즘 (야구판이) 너무 삭막해졌다. 예전에는 그렇지 않았는데 가면 갈수록 삭막해지고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김 감독은 “투수가 타자의 몸을 맞혔으면 미안하다는 제스처 정도는 취해줘야 한다. 모자를 벗을 필요까지는 없고 그냥 손으로라도 미안하다는 표시만 하면 되는데 그냥 딴청을 피우고 도대체 왜들 그러는지 모르겠다”며 요즘 돌아가는 야구판 세태에 따끔하게 지적했다. 김 감독은 “젊은 투수들이 심판한테 공받을 때에도 일일이 모자를 벗는데 그럴 필요도 없다. 제구를 잘 못해서 타자의 몸을 맞혔으면 최소한 미안하다고 제스처 정도는 취해주는 것이 옳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날 김 감독은 상대편이지만 군복무를 마치고 돌아와 불방망이를 휘두르고 있는 롯데 조성환도 칭찬했다. 김 감독은 “보통 군대를 다녀오면 바로 잘하기가 힘들다. 우리팀에서도 지금 조규수·박정진이 군대에 다녀온 뒤 더 안 좋아졌다. 예전에 이도형도 그랬다. 그런데 조성환은 돌아오자마자 잘하고 있다. 도대체 어디서 그렇게 연습을 한 것이냐”며 원정팀 타격훈련을 준비하던 조성환을 덕아웃으로 불러 “열심히 하라”고 격려했다. 조성환도 갑작스런 김 감독의 부름에 당황하면서도 멋쩍게 웃으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한편 김 감독은 특유의 유머와 위트로 덕아웃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전국적인 장마 예보로 심상치 않은 날씨에 빗대 “새벽 4시까지도 야구를 해야겠다”는 농담을 던진 김 감독은 이날 롯데 선발투수 송승준이 미국과 비교할 때 한국의 마운드 흙이 단단하지 못하다는 얘기를 했다는 것을 전해듣자 “그럴거면 미국에서 야구를 하지, 왜 한국에서 그러는가. 하와이에 흙을 파는데 그걸 직접 사와서 사직구장에 뿌리면 되겠네”라며 다시 한 번 좌중을 폭소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다. 삭막해진 야구판에서 김 감독의 유머와 위트는 더욱 빛났다. .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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