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 150km' 류현진의 구속 증가
OSEN 기자
발행 2008.06.18 10: 57

[OSEN=이상학 객원기자] 한화 김인식 감독은 “아직 완벽한 몸 상태가 아니다”고 잘라말했다. 주전 포수 신경현도 “한창 좋았을 때와 비교하면 구위가 많이 떨어진다. 구위가 떨어지는 만큼 투수리드에서도 어려움이 많다”고 덧붙였다. 지난 17일 대전 롯데전 선발등판을 앞둔 ‘괴물 에이스’ 류현진(21)을 두고 나온 우려의 목소리였다. 하지만 류현진은 이날 경기에서 구위가 살아났음을 입증했다. 비록 무홈런이었던 롯데 베테랑 박현승에게 올 시즌 첫 홈런 희생양이 되는 불의의 일격을 당하는 등 6이닝 동안 8피안타 3볼넷으로 4실점, 시즌 4패(6승)째를 당하며 방어율도 3.67에서 3.84로 소폭 상승했다. 하지만 아쉬움보다는 희망을 확인할 수 있는 한판이었다. 경기 전 롯데 제리 로이스터 감독이 “류현진은 올림픽에서도 잘할 것이다. 어느 리그에서 잘할 수 있는 투수”라고 한 말도 결코 립서비스는 아니었다. 이날 류현진은 최고 구속이 무려 150km가 찍혔다. 1군 엔트리 복귀 이후 첫 선발등판이었던 지난 11일 대구 삼성전에서 류현진의 최고 구속은 144km밖에 되지 않았다. 하지만 5일 휴식을 취한 뒤 다시 마운드에 오른 이날 경기에서는 145km 이상 강속구를 18개나 뿌려대며 한창 좋을 때였던 파워피칭을 맘껏 펼쳤다. 특히 이닝을 거듭할수록 직구의 비율이 점점 더 늘어났다. 이날 직구 구속은 143~150km. 류현진은 슬라이더를 던지지 않고 직구 중심으로 체인지업과 커브를 간간히 섞어던졌다. 직구 비율이 늘어나자 변화구의 구속 가감효과도 컸다. 탈삼진을 5개나 잡아낸 것도 구위가 어느 정도 살아났음을 알리는 대목이었다. 변화구가 아니라 직구로 승부해 잡아낸 삼진이라는 점에서 더욱 큰 의미가 있었다. 변화구로 잡은 삼진은 3회초 정수근을 118km 커브로 스탠딩 삼진 처리한 것이 전부. 6회초에는 박기혁을 145km 직구로 헛스윙 삼진, 정수근을 149km 직구로 헛스윙 삼진 처리하는 위력투를 과시하며 마운드를 내려왔다. 오히려 볼넷 3개를 허용하는 등 이날 던진 107개 공 가운데 49개가 볼일 정도로 제구가 되지 않아 투구수가 늘어난 것이 아쉬움으로 느껴질 정도였다. 올 시즌 류현진의 피칭에 대해 인색한 평가를 내렸던 김인식 감독도 이날 경기 후에는 “류현진의 구위가 나쁘지 않았다. 다만 공이 높았을 뿐이다. 안타를 맞은 공이 모두 높은 공이었다”며 공이 높게 제구된 점을 빼면 이날 피칭을 긍정적으로 봤다. 실제로 이날 류현진이 박현승에게 홈런을 맞은 공도 몸쪽 높은 코스에 형성된 직구였다. 하지만 직구 구속이 살아나고, 구위가 회복된 점은 충분히 희망적이었다. 오히려 제구만 잡힌다면 ‘괴물 에이스’ 면모를 되찾을 수 있음을 입증했다. 류현진의 다음 선발등판이 벌써부터 기대되고 있다. .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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