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재활군 선수, 복귀 향한 투지 활활
OSEN 기자
발행 2008.06.18 13: 39

지난 17일 경산 삼성 볼파크. 1,2군 선수단이 원정 경기를 위해 떠난 뒤 10여 명의 선수들이 체력 단련관에서 굵은 땀방울을 쏟아내고 있었다. 크고 작은 부상에 발목 잡혀 경기에 나서지 못하는 재활군 소속 선수들이었다. 김현욱 재활군 코치와 지난 15일부터 재활군에 합류한 김용일 트레이닝 코치의 지도 속에 선수들은 거친 숨을 내쉬며 재기를 향한 의지를 불태웠다. 삼성 재활군에 소속된 선수는 17명. 타 구단에 비해 부상 선수가 많은 편이다. 재활 훈련은 자신과의 싸움이라고 표현할 만큼 힘겹다. 그러나 최상의 컨디션을 회복해 그라운드로 복귀하겠다는 의지 만큼은 변함 없었다. 오른쪽 무릎 통증으로 재활군서 몸만들기에 한창인 박한이(29)는 김용일 코치의 스트레칭 훈련이 눈물 날 만큼 힘겹지만 이를 악물며 버텼다. "당사자가 아니면 모른다"고 할 만큼 그의 고통은 심하다. 그러나 '돌격대장'이라는 중책을 맡은 그이기에 반드시 이겨내야만 한다. 오른쪽 팔꿈치와 허리 통증으로 재활 중인 권오준(28)의 투지가 가장 돋보였다. 2005, 2006년 삼성의 2년 연속 우승의 주역인 그는 "이제 그만 쉬어라"는 코칭스태프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특유의 근성을 발휘하며 훈련을 소화했다. 팔꿈치 상태가 좋지 않았으나 통증을 참아가며 마운드를 지켰던 그에게 "피로가 쌓여 탈난 것이 아니냐"고 묻자 미소를 지으며 "나 뿐만 아니라 선수 모두 고생했던 것"이라며 손사래를 쳤다. 두산에서 삼성으로 둥지를 옮긴 구자운(28)도 힘든 훈련 속에서도 웃음을 잃지 않았다. "3월말부터 팀 훈련에 합류해 휴식없이 열심히 훈련 스케줄을 소화했다. 수술 후 몇 차례 고비가 온다고 하던데 잘 넘기는게 중요하다". 18일부터 불펜 피칭에 나서는 안지만(25)도 복귀를 벼른다. "예상보다 회복이 빠른 편"이라는 자랑도 빼놓지 않을 만큼 여유로웠다. 지난해 9월 어깨 수술을 받은 뒤 올 시즌 팀에 복귀했으나 어깨 상태가 다소 악화된 조동찬은 "야구가 너무 하고 싶다"고 복귀를 향한 한결 같은 마음을 내비쳤다. 1983년생 안지만과 조동찬은 서로에게 용기를 불어 넣으며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 힘겨운 훈련 속에도 언젠간 웃을 날이 올 것이라는 믿음이 깔려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 '파이어볼러' 권혁(25)은 이날부터 다시 공을 쥐었다. 지긋지긋한 왼쪽 팔꿈치 통증은 사라진지 오래. 그의 회복은 소속 구단 뿐만 아니라 베이징 올림픽 동메달 획득을 노리는 대표팀의 운명에도 영향을 미친다. 국내 최고의 강속구 좌완 계투 권혁이 가장 늦은 시간까지 체력 단련관에서 훈련하는 이유인 셈. 전역을 3개월 앞둔 지난해 10월 불의의 교통사고로 왼쪽 어깨를 다친 좌완 지승민(30)은 지금의 위기를 기회로 여긴다. 현재 70~80m 롱토스와 하프 피칭 훈련에 돌입한 그는 "사고 전부터 어깨와 팔꿈치 상태가 좋지 않았으나 수술을 받은 뒤 상태가 호전됐다"며 "뜻하지 않은 사고를 당했지만 좋은 것만 생각하겠다"고 긍정의 힘을 믿었다. '이적생' 심광호(31)도 예외일 수 없다. 이적 후 1군 무대에서 진갑용(34)의 뒤를 받치는 백업 포수로 활약했으나 오른쪽 팔꿈치 상태가 좋지 않아 회복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적 후 보란듯이 성공의 꽃을 피우려는 순간 아쉽게도 부상에 발목을 잡힌 그는 오로지 1군 복귀를 위해 노력 중이다. 힘겨운 자신과의 싸움 속에서도 언젠가는 다시 그라운드로 돌아가겠다는 열정 만큼은 식지 않았다. 지금 그들이 흘리는 땀방울은 재기를 향한 기폭제나 다름 없다. what@osen.co.kr . . . . . 김용일 트레이너 코치와 재활에 열중인 삼성 선수들.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