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영기 롯데 2군 감독은 선수들의 사소한 움직임에도 예의주시한다. 명 스카우트 출신답게 예리한 그의 선택을 받은 선수들은 전담 마크라 불릴 만큼 집중 조련을 받는다. 비단 야구 뿐만 아니다. 고졸 3년차 외야수 김문호(21)가 정 감독의 첫 번째 대상. 정 감독은 일과 시간보다 일찍 김해 상동구장에 도착해 김문호의 방을 찾아 이야기를 나눈다. 야구 외적인 주제도 빠질 수 없다. 정 감독이 김문호를 찜(?)한 이유는 자신감이 떨어진 김문호에게 힘을 불어주기 위한 것. 야간 훈련이 끝나도 정 감독의 눈을 피할 수 없다. 야구 중계를 보며 상황마다 설명하거나 훈련할때 부족했던 부분에 대해 쓴소리도 마다하지 않는다. 정 감독의 전담 마크가 선수들에게 부담이 될 수도 있지만 어떻게 해서든 원하는 선수로 키워야 한다는 욕심 때문에 집중 조련의 강도는 수그러들지 않는다. 정 감독은 "잘 해야 할 선수가 집중력이 떨어지면 일부러 경각심을 일깨우기 위해 잔소리를 많이 한다"며 "열심히 한다고 잘 하는 것은 아니다. 잘 할 수 있는 확률이 높아지는 것일 뿐이다"고 힘줘 말했다. 스카우트 시절부터 눈여겨둔 선수들이 주춤하면 가만히 두고 보지 못했던 그이기에 가능한 일. 정 감독은 "선수들 사이에서 내가 잔소리 많이 한다고 소문났을 것"이라며 껄껄 웃었다. '미운 자식 떡 하나 주고 예쁜 자식 매 한 번 더 치라'는 속담처럼 선수들을 향한 정 감독의 마음도 마찬가지인 셈이다. what@osen.co.kr 롯데 자이언츠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