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물망 한상훈, "수비의 힘은 즐거움"
OSEN 기자
발행 2008.06.19 07: 18

[OSEN=이상학 객원기자] 한화의 그물망 수비가 새삼 주목받고 있다. 한화는 올 시즌 리그 최소 실책팀으로 재탄생했다. 2005년까지만 하더라도 화약고와 다를 바 없었던 한화의 수비는 3년의 세월이 흘러 가장 탄탄한 수준으로 거듭났다. 올 시즌 총 실책이 33개로 가장 적다. 경기당 평균 실책도 0.5개로 압도적인 1위. 수비는 수치화하기 가장 어려운 대목이지만 최소 실책은 안정감에서 단연 돋보이는 기록이다. 그리고 그 중심에 6년차 내야수 한상훈(28)이 자리하고 있다. 한화 수비가 본격적으로 강화된 시기는 2006년부터였다. 건실한 ‘수비형 유격수’ 김민재가 FA로 한화 유니폼을 입은 뒤부터 내야수비가 눈에 띄게 안정됐다. 이와 함께 2006년부터 주력 멤버로 뛰어오른 한상훈의 영향을 무시할 수 없었다. 주전 2루수로 중용받기 시작한 한상훈은 김민재와 환상의 키스톤 콤비를 구축하며 한화의 철벽 내야진을 이끌었다. 2루뿐만 아니라 상황에 따라 유격수와 3루수까지도 소화하며 유틸리티 내야수로 존재감을 과시했다. 올 시즌에도 한상훈의 수비력은 변함없이 빛나고 있다. 주전 2루수로 대부분 시간을 뛰고 있는 한상훈은 400이닝 이상을 소화한 선수 중 실책이 3개로 가장 적다. 특히 수비율이 무려 9할8푼6리로 1루수를 제외한 내야수 중에서 가장 높다. 비록 타율이 1할7푼1리로 매우 낮지만 탄탄한 수비력을 인정받아 주전 2루수로 쭉 기용되고 있다. 경쟁자 송광민은 타격이 좋지만 수비가 아직 안정돼 있지 못하다는 점이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한상훈은 순발력이 뛰어나 타구를 잘 건져내는 데다 강한 어깨를 바탕으로 한 송구능력이 좋아 넓은 내야수비 범위를 자랑한다. 신일고 시절에는 투수로 활약하며 최고 150km에 육박하는 강속구를 뿌리기도 했다. 하지만 한상훈은 수비가 좋은 이유를 즐거움에서 찾았다. 한상훈은 “주위에서 늘 수비를 잘한다고 칭찬 해줘서 그런지 몰라도 수비를 하는 것이 정말 신난다. 즐기는 것을 이기는 건 없다고 하지 않는가. 난 수비가 가장 즐겁다”고 말했다. 그러나 시즌 내내 1할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타율은 언제나 한상훈의 근심거리다. 한상훈은 “수비만큼 타격도 즐겁다면 타율이 꽤 좋지 않았을까”라며 농담을 던지면서 “시즌 초반에 잘맞은 타구들이 야수정면으로 향하면서 꼬이기 시작했다. 한 번 안 풀리니깐 계속해서 안 풀린다”며 답답한 표정을 지었다. 한상훈은 “슬럼프는 타격이 좋은 선수들에게나 쓰는 말”이라며 스스로를 낮추면서 타격부진에 대해 깊은 근심을 드러냈다. 하지만 한상훈은 타격이 부진한 만큼 수비와 허슬플레이로 더욱 만회하겠다는 마음가짐이다. 한상훈은 “타격이 안 되는데 수비와 허슬플레이라도 열심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평소 한상훈에 대해 “방망이가 좋으면 당장 국가대표감”이라고 말하는 김인식 감독도 “올 시즌이 끝나면 한상훈이 군대를 가야 한다”며 아쉬움을 내비치고 있다. 그만큼 보이지 않는 곳에서 한상훈의 존재감이 크다는 뜻이다. .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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