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근, "윤길현 사태 책임 통감, 오늘 경기 결장하겠다"
OSEN 기자
발행 2008.06.19 16: 22

"살을 깎아낼 정도로 고통스럽다". SK 김성근 감독이 지난 15일 KIA와의 경기에서 일어난 윤길현의 '빈볼에 이은 적절치 못한 행동'에 대한 책임을 통감, 하루 동안 지휘봉을 놓기로 결정했다. 김 감독은 19일 청담동 리베라 호텔에서 가진 긴급 기자회견에서 윤길현과 관련한 책임을 지는 의미로 이날 오후 6시 30분부터 잠실구장에서 벌어지는 두산과의 원정경기에 출장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로써 SK 선수단은 이날 김 감독 없이 경기를 치르며 이만수 수석코치를 비롯한 각 파트별 코치들이 선수들을 통솔하게 된다. 이렇듯 현직 감독이 스스로 지휘봉을 하루 동안 놓은 일은 1982년 시작한 한국프로야구사에서도 유래를 찾아 볼 수 없는 일이다. 김 감독은 "지난해 감독이 된 이후 야구는 물론 선수들의 자세와 마음가짐에 대해 철저하게 대비했다고 생각했다"면서 "그러나 이번에 팬들과 야구관계자들에게 나쁜 모습을 보이게 돼 나 스스로 많은 반성을 했다"고 설명했다. 또 "성원해주시는 야구팬들과 다시 붐이 조성되는 우리 나라 야구에 찬물을 끼얹는 격이 됐다"며 "현장 최고 책임자로서 후배들을 위해서라도 빨리 하나의 태도 표시를 했어야 하는데 늦어 죄송하다"고 덧붙였다. 특히 김 감독은 이날 결장에 대해 "2~3일전부터 갖고 있던 생각이다. 늦게 결단 내린 것 같아 죄송하다"며 "40년 감독 생활하며 한 경기 결장은 살을 깎아낼 정도로 고통스럽다. 그게 내 책임의 올바른 판단이라고 생각했다"고 비통한 표정을 지었다. 한편 이날 동석한 신영철 사장은 '구단의 스포테인먼트가 이기는 야구, 최선을 다하는 야구와 상충되는 것은 아닌가'라는 질문에 "작년에 감독님을 모시고 올 때 구단의 스포테인먼트 측면과 야구 철학, 경영 철학 등 모든 면에서 맞아 떨어졌다고 생각했다"며 "스포테인먼트 정신은 경기력 측면에서는 프로페셔널 입각해서 당연히 그래야 하는 것이다. 거기에 동시에 스포츠맨십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감독님도 그렇게 생각하는 걸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다음은 김성근 감독과 일문일답이다. -다른 대안은 없었나. 사실 그날 자세한 건 몰랐다. 낮에 알았다. 어떤 식으로 가야하나, 어떤 것이 올바른 것인지에 대해 많은 고민을 했다. 2~3일전부터 결단을 내리려 했는데 늦은 것 같다. 다른 특별한 것은 없었다. 나 스스로 감독으로의 결단을 보였어야 했다. 40년 동안 감독 생활을 해오면서 한 경기 결장이라고 하는 것은 살을 깎아낼 정도로 고통스러운 것이다. 그게 내 책임의 올바른 판단이 아닐까 생각했다. -배려가 없는 지휘스타일에 대해 일부 팬들이 좋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이기든 지든 베스트 상태로 경기에 임하는 것이 정상이라 생각한다. 이기고 있는 상황에서 상대 깔보거나 하는 생각은 없다. 내 양심 상 마음 속에서 상대를 깔본다든지 하는 생각은 추호도 없다. 그렇다고 내 스타일을 바꿀 생각은 없다. -오늘 경기는 어디서 보나. 경기장에 가지 않고 숙소에 머물 예정이다. TV로 볼 것인지 에 대해서는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 아마 보지 말라고 해도 보지 않겠는가. -오늘 경기는 누가 책임을 지나. 선수와 코치 다 따로 불러서 회의를 했다. 부서별로 예전처럼 할 것이다. 나만 하나 빠진 것 뿐이다. -왜 이렇게 확대된 것 같나. 상식에는 야구장에서 일어난 일. 야구장에서 해결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다. 과거에도 그렇게 해왔다. 그러나 이번은 달랐다. 내가 미숙했다. 현장 감독으로서 뭔가 태도 변화를 표시했어야 했다. letmeout@osen.co.kr .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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