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대전, 이상학 객원기자] “내가 아프다고 해도 사람들은 안 믿어요.” 한화 3루수 이범호(27)는 요즘 힘들다. 지난 4일 광주 KIA전에서 연속경기출장이 615경기에서 마감된 후 진이 빠졌다. 이날 허리 통증으로 결장한 이범호는 하염없이 내린 야속한 비 때문에 결국 연속경기출장이 끊겼고 이후부터 몸살 기운까지 들었다. 링거까지 맞을 정도였다. 지난 17일 대전 롯데전에서는 이범호 스스로 경기 중 벤치에 교체를 요구를 할 정도로 몸 상태가 좋지 않았다. 하지만 과연 이범호는 철인이었다. 몸 상태가 좋지 않았지만 중요한 시기에 빠질 수만은 없었다. 그 이범호가 결국 일을 냈다. 이범호는 19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롯데와의 홈경기에서 언제나처럼 5번 타자 겸 3루수로 선발출장해 4타수 2안타 3타점 1볼넷으로 맹타를 휘둘렀다. 특히 8회말 무사 1·2루에서 임경완의 2구째 슬라이더를 놓치지 않고 통타했다. 타구는 중견수 이승화가 포구를 제대로 하지 못할 정도로 깊숙했다. 올 시즌 두 번째 3루타. 이범호는 후속 한상훈의 안타 때 홈을 밟아 결승 득점까지 기록했다. 이범호는 “팀이 이길 수 있어 기분이 정말 좋다. 만약 오늘 졌다면, 서울(목동) 원정경기가 힘들 뻔했다”며 밝게 웃었다. 3루타를 친 상황에 대해 이범호는 “3루타를 만든 볼은 슬라이더였다. 병살타를 치지 않기 위해 타구를 띄웠는데 다행히 좋은 타구가 나왔다”고 안도했다. 올 시즌 이범호는 10개로 이 부문에서 2위를 달리고 있다. 평소 이범호는 “감독님께서 병살타만 치지 말라고 하신다”고 말했는데 이를 제대로 실행하지 못했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순간 병살타가 아닌 동점타로 승부를 뒤집는데 앞장섰다. 이범호는 “컨디션이 안 좋아도 지금이 워낙 중요한 시기인 만큼 쉴 수만은 없었다”며 특유의 강한 승부근성을 드러냈다. 한편, 극적인 역전승으로 승장이 된 한화 김인식 감독은 “선발이 잘 던졌는데 중간이 문제였다. 잘 던진 송진우가 아깝다. 그래도 어려운 시합을 이겨 다행이다”고 말했다. 롯데 제리 로이스터 감독은 “우리팀이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고 야구를 했지만 상대팀의 공격을 막지 못했다”며 아쉬워했다.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