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정무 감독이 또 한 번의 장고에 들어갔다. 바로 조원희(25, 수원 삼성)의 부상 공백이다. 조원희는 오는 22일 북한과의 2010 남아공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3조 6차전을 앞두고 지난 19일 오후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표팀 훈련에서 제외됐다. 대표팀 관계자는 "조원희가 왼쪽 발등에 통증을 호소해 아침 파주 명지병원에서 검진을 받았다"며 "앞으로 2, 3주간 경기에 나올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허정무호는 조원희 없이 살아남는 법을 연구해야 하는 셈이다. 조원희의 공백에 큰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그가 지금까지 맡은 역할이 특별했기 때문이다. 수비에 앞서 상대 공격수를 압박해왔던 조원희의 공백은 북한이라는 만만치 않은 상대를 앞둔 허정무호에 큰 고민이 아닐 수 없다. 특히 정대세 홍영조 문인국을 중심으로 역습을 펼치는 북한을 막을 카드로 조원희가 거론됐던 만큼 고민의 시간이 길어지고 있다. 허정무호는 조원희의 대체요원으로 김정우(26, 성남 일화)의 투입을 고려하고 있다. 김정우는 허정무 감독이 "대표팀에서 쓰려고 뽑은 선수다. 그동안 기용하지 않았던 것은 컨디션 문제 때문이었다"고 말한 만큼 그가 가진 기량에 의심할 필요는 없다. 대표팀에 선발된 만큼 그만한 역량은 갖추고 있다는 뜻이다. 문제는 김정우와 조원희는 확연히 스타일이 다르다는 데 있다. 굳이 비교를 한다면 김정우는 조원희보다는 김남일에 가깝다. 수비형 미드필더라고 제한하기에는 재능이 다양할 뿐만 아니라 몸싸움보다는 한 타이밍 빠른 패스를 선호하는 김정우가 정대세로 상징되는 북한의 역습을 막을 수 있다고 보기는 힘들다. 그러나 김정우는 큰 문제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오히려 김정우는 "정대세를 일본에서 몇 번 상대해 봤다. 골을 내주며 고전하기도 했지만, 그 경험을 살려 정대세를 막아내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일단 이날 훈련에서 김정우는 합격점을 받았다. 김남일과 호흡을 맞춰 단단한 미드필드 라인을 구축했고, 수비에서 공격으로 전환되는 빠른 패스로 허정무 감독을 만족시켰다. 여기에 김남일도 ‘진공청소기’라고 불리던 자신의 예전 플레이 스타일로 복귀하는 데 성공했다. 물론 가장 이상적인 것은 조원희의 정상 출전이다. 그러나 북한전에서 그동안 기용하지 못했던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겠다는 허정무 감독의 발언을 고려했을 때 조원희의 부상은 허정무호의 미드필드 라인에 다양성을 안겨줄 기회일 수도 있다. stylelomo@osen.co.kr . . . . . 지난 3월 26일 월드컵예선 상하이 경기서 조원희가 정대세에 앞서 공중볼을 따내는 모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