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상학 객원기자] 제리 로이스터 감독의 롯데가 126경기 페넌트레이스의 반환점을 돌았다. 성적은 훌륭하다. 63경기에서 34승29패, 승률 5할4푼으로 당당히 단독 3위를 지키고 있다. 지난해 페넌트레이스 반환점을 돌았을 때에는 29승2무32패, 승률 4할7푼5리로 전체 7위에 그치고 있었다. 봄날은 갔지만 롯데는 굳건하다. 프로야구 사상 첫 외국인 사령탑 로이스터 감독의 데뷔 첫 해는 충분히 성공적으로 흐르고 있다. 그러나 마운드 운용은 아직 완벽하지 못하다는 것이 세간의 평이다. ▲ 철저한 선발 로테이션 올 시즌 롯데의 최대 강점은 누가 뭐라해도 선발진이다. 선발진 퀄리티 스타트가 무려 36차례로 리그에서 가장 많다. 완투경기도 5차례로 역시 가장 많다. 지난해부터 이어온 16경기 연속 퀄리티 스타트 행진이 깨졌지만 손민한은 과연 전국구 에이스다운 피칭으로 에이스 자리를 공고히 하고 있고, 마티 매클레리-송승준-장원준-이용훈이 차례로 자리를 지키고 있다. 올 시즌 롯데는 선발로 기용한 투수가 이들 5명을 포함해 6명밖에 되지 않는다. 이용훈이 손톱 부상으로 딱 한 차례 로테이션을 거를 때 기용된 조정훈이 땜질 선발로 등판했다. 그 조정훈마저 퀄리티 스타트했다. 당연히 선발진 투구이닝(385⅓)·방어율(3.60) 모두 전체 1위다. 로이스터 감독은 “우리팀 선발 로테이션은 결코 바뀌지 않을 것이다. 시즌이 끝날 때까지 지금의 5인 로테이션을 계속 지킬 것이다. 순서도 안 바꿀 것이다. 특히 기교파 손민한과 좌완 장원준, 파워피처 매클레리로 이어지는 것이 이상적이다. 시즌이 끝날 때까지 이 순서를 지킬 것이다. 3일 연속 우천으로 경기가 취소되도 순서를 바꾸지는 않을 것이다. 다만 손민한만큼은 5일 휴식 후 등판을 꼭 지켜줄 것”이라고 못박았다. 장마철이 시작된 만큼 선발 로테이션을 유동적으로 가져갈 수 있지만 로이스터 감독은 원칙을 지킬 생각이다. 롯데는 선발투수 5회 이전 조기강판과 3실점 이하 선발투수를 6회 이전 교체하는 퀵후크가 9회로 최소다. 로이스터 감독은 선발투수들을 믿고 있고 투수들도 그에 걸맞은 피칭으로 보답하고 있다. ▲ 불안불안한 불펜 운용 롯데 구원투수들은 상대적으로 짐이 가볍다. 선발투수들이 경기당 평균 6.12이닝을 책임지는 팀이 바로 롯데다. 나머지 7개 팀들의 선발투수 평균 투구이닝은 5.08이닝밖에 되지 않는다는 것을 감안할 때 더욱 그렇다. 그러나 롯데 구원투수들은 이 가벼운 짐도 제대로 옮기지 못할 정도로 힘에 부친다. 롯데의 불펜 방어율은 전체 4위(3.68)로 딱 평균적인 수준. 하지만 블론세이브가 6개로 우리(14개)·두산(7개) 다음으로 많다. 결정적으로 아주 중요한 순간 무너지는 경우가 잦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올 시즌 롯데는 7회 이후 역전패가 8차례로 우리(12회) 다음으로 많다. 불펜 운용에 문제가 있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롯데는 경기당 평균 2.2명의 구원투수를 투입하고 있다. SK(3.8명)를 포함한 나머지 7개 구단들의 경기당 평균 구원투수는 3.1명밖에 안 된다. 로이스터 감독은 많은 투수를 투입하는 스타일이 아니다. 승계주자 실점률도 30.1%로 역시 전체 4위에 해당한다. 수치적으로는 평균적인 불펜 운용이다. 그러나 7회 이후 역전패가 리그에서 두 번째로 많은 것에서 나타나듯 결정적인 순간에 투수교체 타이밍을 제대로 잡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있다. 임경완은 벌써 시즌 4번째 블론세이브와 패전으로 4대 비극을 썼다. 마무리투수 최향남으로 안전하게 넘어갈 수 있는 확실한 필승계투가 시즌 절반이 지난 상황에서도 뚜렷하지 않다. 로이스터 감독의 불펜 운용 고민도 바로 여기서 비롯된다. ▲ 염종석의 활용 방안은 롯데는 지난 19일 대전 한화전을 앞두고 베테랑 염종석을 전격 1군으로 호출했다. 최근 부진을 피칭을 보인 배장호를 1군 엔트리에서 제외시키고 염종석으로 자리를 대신 채우겠다는 것이 로이스터 감독의 복안이었다. 로이스터 감독은 “염종석에게 2군에서 페이스를 올릴 기회를 줬다. 섣불리 올렸다 맞으면 선수가 심리적으로 자신감을 잃을 수 있다고 판단했다. 2군에서 계속 잘 던진 만큼 1군으로 올릴 때가 됐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어 로이스터 감독은 “염종석이 전지훈련 때부터 부상을 당해 피칭을 보지 못했다. 하지만 주위에서 좋은 평가를 많이 해 기대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로이스터 감독의 지시에 따라 선발에서 불펜으로 옮긴 염종석은 2군에서 13경기에 등판, 26⅔이닝을 소화하며 1승1패1세이브3홀드 방어율 1.69로 호투해 불펜전환 성공 가능성을 확인했다. 염종석은 1군으로 올라온 이날 곧바로 구원등판했다. 6회말 등판하자마자 이범호-오승택에게 연속 안타를 맞았지만 한상훈을 헛스윙 삼진, 김태균을 중견수 뜬공으로 처리하며 더 이상의 실점을 막았다. 7회말에도 염종석은 첫 타자 김민재를 헛스윙 삼진 처리하며 마운드를 내려갔다. 1이닝 2탈삼진 무실점. 최고구속은 136km가 찍혔다. 염종석이 대안이 된다면 로이스터 감독의 불펜 운용도 수월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로이스터 "감독 자진결장, 미국에서는 없는 일" · 정영기 롯데 2군 감독, '관심 선수 특별 관리(?)' · 로이스터, "박현승의 큰 홈런이 반갑다" · 롯데-한화, 상위권 길목에서 정면충돌 · 선동렬, "손민한, 일본서 충분히 통할 투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