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길현 효과?…투수들 사구 던지고 깍듯한 예의
OSEN 기자
발행 2008.06.20 21: 31

윤길현 학습효과인가. 몸에 맞힌 볼을 던진 투수들의 예의 범절이 깍듯해졌다. 20일 두산과 KIA경기가 열린 광주구장. 이날 양팀은 모두 4개의 사구가 나왔다. 물론 빈볼은 아니었다. 모두 몸쪽으로 바짝 붙이려다 몸을 맞힌 것었다. 우선 KIA 선발투수 호세 리마(36)가 2회초 두산의 선두타자 이성열을 맞추었다. 외국인 투수인데다 나이도 훨씬 많아서인지 별다른 사인이 없었다. 6회말 KIA 공격에서 1사2루에서 두산 투수 금민철이 김원섭의 팔꿈치를 때릴 때도 마찬가지. 보호장구에 맞아 별다른 통증도 없었고 김원섭은 담담하게 1루로 걸어갔다. 그러나 이어진 2사후에는 두산 투수 이재우(28)가 KIA 4번타자 이재주(34)의 왼쪽 팔을 정통으로 맞췄을 때는 달랐다. 직구를 던지다 맞힌 것이어서 통증이 상당했다. 심판이 혹시 모른 상황에 대비해 막아섰지만 이재주는 인상만 찌뿌렸을 뿐 1루로 걸어갔다. 그런데 마운드에 선 이재우는 이재주가 1루에 걸어가서 자신을 볼 때까지 기다렸다. 그리고 이재주와 눈을 맞추는 순간 손을 들어 미안하다는 제스쳐를 했다. 이재주도 손을 들어 "괜찮다"는 사인을 내주었다. 아주 깍듯한 모양새였다. 다음은 KIA 투수 이동현(29)의 차례였다. 7회초 무사 1,3루에서 구원등판한 이동현은 두산 4번타자 김동주(32)의 등을 때렸다. 김동주 역시 인상을 찌푸리더니 온몸을 꼬면서 극심한 통증을 호소했다. 이동현은 예의범절은 더욱 빨랐다. 김동주가 채 1루에 밟기도 전에 눈을 맞추더니 미안하다는 사인을 했다. 얼마전 SK 투수 윤길현이 11년 선배인 KIA 외야수 최경환에게 빈볼을 던진 뒤 예의에 어긋난 행동으로 팬들과 누리꾼들의 강한 비판을 받고 2군으로 내려갔다. 구단 사장이 사과하고 김성근 감독이 결장할 정도로 파장이 컸다. KIA 이종범 등 고참선수들도 "이 사건을 계기로 후배들에게 예의범절을 가르쳐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윤길현 파문 이후 보여준 두 후배 투수들의 예의범절은 '타의 모범'으로 삼아도 문제 없을 듯 하다. sunny@osen.co.kr .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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