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번을 단 해에는 잘 되더라구요" 김명제(21. 두산 베어스)가 달라졌다. 지난 시즌까지 잠재력을 인정 받고도 다소 소심한 피칭으로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했던 4년차 우완 김명제는 2008시즌 들어 두산의 믿음직한 선발투수로 자리매김하기 시작했다. 김명제는 20일 광주 KIA전서 선발로 등판해 5⅓이닝 2피안타(탈삼진 4개) 무실점 호투를 펼치며 시즌 6승(2패)째를 거뒀다. 지난 2006년 5월 3일부터 이어져 온 KIA전 5연패 사슬을 끊는 동시에 2005년 9월 17일 광주 경기서 5이닝 2피안타 1실점으로 선발승을 거둔 이후 1008일 만에 거둔 KIA전 승리였다. 올시즌 기대를 모았던 선발 투수들의 부진에도 새로운 선발진의 주축으로 떠오르며 두산 마운드를 지탱하고 있는 김명제는 경기 후 "직구 구위가 그다지 좋은 편이 아니었다. 6회를 더 깔끔하게 막아내면서 계투진에 휴식을 제공했어야 했는데 아쉽다"라며 한층 성숙한 모습을 보였다. 1008일 만에 KIA전 승리를 거둔 감회를 묻자 김명제는 "그에 대해 신경 쓰지는 않는다. 원래 잠실구장서 제대로 승리를 거두고 싶었다"라며 기쁨보다는 아쉬움을 이야기했다. 김명제는 휘문고 3학년 시절에도 27번을 달고 마운드에 올라 고교 최대어로 각광받았다. 등번호에 대해 묻자 그는 "중학교 때도 27번이었고 고 3때도 27번을 달았다. 공교롭게도 27번을 단 해에는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27번과 잘 맞는 모양이다"라며 웃음을 보였다. 기대와는 달리 허약해진 선발진으로 인한 데 대한 질문에 김명제는 "형들이 없어서 내가 그 몫을 해야 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나는 그저 내 몫을 해내는 것이 중요하다"라며 겸손하게 답했다. 한편 양 팀은 21일 선발투수로 각각 임준혁(KIA)과 김선우(두산)를 예고했다. chul@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