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와이번스 좌완 이승호(27). 이제는 야구팬의 머릿속에서 희미해진 이름이지만 왕년의 에이스로 불리며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점차 흐려진 선수. 그러나 아직도 그의 화려한 부활을 고대하는 야구팬들이 많다. 1999년 황금사자기 최우수 투수상, 2000년 최우수 신인상, 2000년 시드니 올림픽 대표팀 선발, 2001년 탈삼진 2위 다승 3위. 그러나, 이런 화려한 이력을 자랑하던 그에게도 긴 침묵은 찾아왔다. 무리한 투구 때문이었을까. 천하의 이승호도 점차 어깨 부상에 시달리게 되고 2005년부터는 마운드 위에서 그의 모습을 찾아보기 힘들어진다. 고된 재활훈련과 2006년 어깨 수술로 어둡고 긴 터널을 지나야 했던 이승호의 심정은 어땠을까. 재활훈련 기간에 대해 묻자 이승호 선수의 표정은 복잡했다. "재활훈련으로 어느 정도 어깨가 호전됐다 싶어 공을 던지면 또 어깨에 무리가 왔고 다시 재활훈련으로 이어지는 허망한 반복이었다"며 "마운드 위에 서고 싶은 욕망은 날로 커졌지만 어깨는 좀처럼 나아지지 않았고 끝이 보이지 않는 재활 훈련으로 막다른 길에 서 있는 느낌이었다"는 이승호. 2006년 일본에서 어깨수술을 받기로 결정 됐던 날 차라리 마음이 후련했다고 한다.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이승호라는 이름이 흐려져 가던 그 시간 동안 그는 어둡고 긴 터널 속에서 가장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었다. 하지만 그는 지금 긴 침묵을 깨고 푸른 그라운드를 호령할 준비를 하고 있다. 힘든 시기를 지난 만큼 앞을 내다보는 그의 얼굴엔 안정적인 미소가 엿보인다. 그는 긴 공백 기간 동안 간간히 출장했던 경기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욕심과 부담감으로 마음이 조급했다며 아쉬운 투구에 대한 마음을 드러냈다. 그러나 이제는 승부를 피하지 않고 편안한 마음으로 공을 던질 수 있게 됐다. "선발이 됐든, 중간 계투가 됐든, 패전 투수가 됐든 1군 경기 마운드 위에 서고 싶다"고 말하는 그의 표정에서 한층 단단해지고 안정된 원조 에이스의 귀환을 예감할 수 있다. 그 외에도 아버지 돈에 몰래 손을 댄 후에 아버지의 문책에도 울며 잘못했다고 비는 형과는 달리 울지도 잘못했다고 빌지도 않고 고스란히 매를 다 맞는 이승호의 모습에 형 대신 야구를 시켰다는 아버지의 일화와 야구에 대한 솔직한 심정이 오는 23일 밤 10시 OBS '불타는 그라운드'에서 공개된다. what@osen.co.kr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