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나가던 '최종병기' 이영호도, '우승자 징크스' 희생양 돼
OSEN 기자
발행 2008.06.21 08: 32

잘 나가던 '최종병기' 이영호(16, KTF)도 결국 우승자 징크스를 피하지 못했다. 지난 20일 대구 엑스코 3층 전시장 특설무대서 벌어진 '에버 스타리그 2008' 8강전서 이영호는 박찬수의 치밀하게 준비된 전략에 무너지며 0-2로 완패, 4강행 문턱을 넘는데 실패했다. 우승자 징크스란 전대회 우승자가 차기 대회에서 8강의 벽을 넘지 못하는 것으로 김동수 변길섭 박정석 이윤열 서지훈 박용욱 강민 박성준 오영종 한동욱 김준영 이제동 등 수많은 희생자들을 양성했다. 2006년 스타리그 3회 우승으로 '골든 마우스'를 거머쥐었던 '천재' 이윤열(24, 위메이드)이 '신한은행 스타리그 시즌3' 결승에 올라가며 우승자 징크스가 깨졌지만 그 뒤에도 우승자들은 차기대회서 맥을 못추는 상황이 계속 이어진 것. 지난 박카스 스타리그서 우승을 차지하며 스타리그 9연승을 이어가며 이번 스타리그 전승 우승을 노렸던 이영호에게는 '마른 하늘에 날벼락이 내렸다'고 풀이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상식적으로는 이영호가 8강에서 탈락은 이해가 안될 정도. 6월 11일까지만 해도 이영호의 2008시즌 성적은 22승 3패 승률 88%로 무적에 가까웠다. 프로토스 저그 테란전까지 모든 종족전서 80%를 상회하는 환상적인 실력을 과시했다. 그러나 결국 이영호도 스타리그 우승자 징크스를 피하지는 못했다. 16살이란 어린 나이로 모든 종족전을 능수능란하게 하며 스스로 "적수가 없다"며 "2008시즌 다승왕과 모든 개인리그 우승을 쓸어담겠다"라고 호언했던 그에게도 우승자 징크스는 넘지 못할 산이었다. 하지만 이영호의 이번 스타리그 8강 탈락을 두고서는 여러가지 분석이 가능하다. 스타리그를 비롯해 프로리그 MSL 클래식 등 각종 리그서 맹활약을 펼쳤던 그도 워낙 많은 출전으로 스타일이 노출됐다는 점. 모 프로게임단 관계자는 "이영호의 모든 것은 공개됐다고 봐도 무관하다. 스타일 연구가 끝난 이상 앞으로 예전처럼 나가면 이긴다는 생각은 버려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최근 이영호의 전적을 살펴보면 한편으로는 이번 스타리그 8강 탈락이 이해가 된다. 6월 11일 프로리그 CJ 김성기를 상대로 승리를 거둔 이후 이영호의 성적은 1승 4패다. 흔히 맨탈 스포츠로 불리는 e스포츠서 돌발적으로 당한 연속적인 패배는 16살이란 어린 나이의 이영호에게는 큰 부담으로 작용했을 확률이 높다. 2007시즌 내내 자신의 천적으로 군림하던 송병구를 '안티 캐리어' 빌드로 2008시즌 초반을 빛냈던 이영호에게 다시 한 번 분발이 요구되는 시기가 도래했다. scrapp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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