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계주자 실점율로 보는 8개 구단
OSEN 기자
발행 2008.06.22 14: 09

[OSEN=이상학 객원기자] 구원투수의 가장 큰 임무는 리드를 지키는 것이다. 하지만 선발투수로부터 가장 사랑받는 구원투수는 선발이 남겨둔 주자를 홈으로 불러들이지 않고 이닝을 무사히 잘 마감하는 것이다. 주자가 있는 상황에서 등판하는 건 매우 어려운 일이다. 박빙의 상황에서 등판하는 구원투수에게는 압박감이 배로 밀려온다. 하지만 좋은 투수와 그렇지 않은 투수, 강한 팀과 약한 팀의 차이가 바로 이 같은 부분에서 나타난다. 승계주자 실점률은 그래서 주목받는 기록이다. ① SK - 21.2% 벌떼 마운드를 자랑하는 SK는 승계주자 실점율에서 단연 돋보이는 팀이다. SK는 불펜이 선발진으로부터 넘겨받은 승계주자가 총 165명으로 리그에서 3번째로 많다. 하지만 실점으로 연결된 주자는 35명밖에 되지 않는다. 승계주자 실점율이 21.2%로 리그에서 가장 좋다. 베테랑 조웅천은 승계주자 실점율이 5.3%(1/19)로 당당히 리그 전체 1위에 올라있다. 정우람도 13.6%(6/44)로 그 뒤를 잇고 있다. 마무리투수 정대현도 15.0%(3/20)로 8개 구단 소방수 중에서 두 번째로 좋다. 김성근 감독의 적재적소 투수교체도 잘 먹혀든 결과라고 할 수 있다. ② 두산 - 28.5% 불펜 방어율 1위(3.17)를 자랑하는 두산은 승계주자 실점율에서도 돋보인다. 123명의 주자를 승계받았지만 실점으로 이어진 주자는 35명밖에 되지 않는다. 승계주자 실점율은 28.5%로 SK 다음이다. 두산 불펜을 이끄는 양대 산맥 이재우와 임태훈은 승계주자 실점률이 평균적인 수준이다. 이재우는 33.3%(8/24), 임태훈은 31.8%(7/22). 리그 평균 승계주자 실점율은 33.6%다. 마무리투수 정재훈도 37.5%(3/8)로 높은 편이지만 금민철(0%·0/10), 진야곱(18.2%·2/11) 등 좌완투수들이 비교적 잘 던졌다. 여기에 김상현도 승계주자 실점율이 25.0%(4/16)로 뛰어난 편이다. ③ 롯데 - 29.4% 제리 로이스터 감독은 선발투수들에게 최대한 많은 이닝을 맡겼다. 5회 이전 조기강판도 9차례로 리그에서 유일하게 두 자릿수가 되지 않는 팀이다. 선발투수 평균 투구이닝도 6.13이닝으로 리그 전체 1위. 투수교체도 주로 주자가 있을 때보다 없을 때 실행하는 경우가 많았다. 승계받은 주자도 85명으로 역시 리그 최소. 실점으로 연결된 주자는 25명으로 승계주자 실점율은 29.4%로 괜찮은 편이다. 따뜻한 차가 식기 전에 승부를 매조지하고 돌아오는 마무리투수 최향남은 승계주자 실점율이 18.8%(3/16)로 생각대로 낮다. 의외로 임경완은 승계주자 실점율이 25.0%(3/12)로 나쁘지 않지만 주자없을 때 스스로 주자라는 장작을 모아 터뜨렸다. 배장호도 42.1%(8/19)로 분식회계했다. ④ KIA - 30.3% KIA는 승계주자 실점율이 30.3%로 리그 전체 4위에 랭크돼 있다. KIA 불펜을 이끄는 ‘잠수함 듀오’ 유동훈(41.7%·10/24)과 손영민(40.0%·10/25)은 나란히 40%대로 꽤 높은 편이다. 유동훈은 9이닝당 탈삼진이 4.76개로 탈삼진 능력이 떨어지는 편이고, 손영민은 득점권 피안타율이 3할5푼7리로 주자가 있을 때마다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오히려 불펜에서 큰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는 양현종과 장문석의 승계주자 실점율이 나란히 9.1%(1/11)라는 것이 특색이다. 양현종은 원포인트, 장문석은 승패에 큰 영향이 없는 상황에서 자주 등판한 것이 요인으로 풀이된다. 마무리투수 한기주는 21.7%(5/23)로 뛰어난 승계주자 실점율을 과시했다. ⑤ 한화 - 35.2% 올 시즌 한화는 투수교체에서 별다른 재미를 보지 못하고 있다. 승계주자 실점율이 35.2%로 리그 평균(33.6%)보다 조금 더 높은 것에서도 잘 나타난다. 한화 불펜에서 절대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잘생긴 마당쇠’ 윤규진도 승계주자 실점율이 46.7%(7/15)에 달한다. 마정길도 36.4%(8/22)로 높은 편. 양훈도 승계주자 6명을 받아 4명을 실점으로 연결시키며 승계주자 실점율 66.7%를 기록했다. 그래도 마무리투수 브래드 토마스가 18명의 승계주자 중 16명을 잔루로 남기며 승계주자 실점율 11.1%로 압도적인 면모를 보였다. 마무리투수 중 승계주자 실점율이 가장 낮은 투수가 토마스다. 9이닝당 탈삼진 9.1개에 달하는 탈삼진이 그 힘이다. ⑥ 우리 - 38.1% 올 시즌 역전패가 잦은 우리 히어로즈도 투수교체에 번번히 발목을 잡힌 경우라 할만하다. 승계주자 실점율이 38.1%로 리그에서 세 번째로 많다. 리그에서 두 번째로 많은 승계주자(168명)에서 나타나듯 주자가 있을 때 투수교체를 자주 단행했지만 결과가 좋지 못했다. 조용훈은 가장 많은 25명을 승계받았으나 9명을 그만 홈으로 불러들여 승계주자 실점율 36.0%를 기록했다. 박준수도 무려 53.8%(7/13)로 나쁘다. 마무리투수 황두성도 44.4%(4/9)로 승계주자 실점율이 평균에서 크게 떨어진다. 유일하게 송신영만이 17.4%(4/23)로 수준급의 승계주자 실점율을 기록하고 있을 뿐이다. 그러나 그 송신영마저 최근 2경기에서는 75.0%(3/4)였다. ⑦ LG - 41.3% 역대 최악의 마운드라는 최악의 악평을 받고 있는 LG 투수진은 승계주자 실점율에서도 형편없었다. LG 불펜은 리그에서 가장 많은 206명의 승계주자를 받았다. 이 가운데 무려 85명이 실점으로 이어졌다. 승계주자 실점율이 41.3%로 리그 전체 7위이며 승계주자 득점으로 이어진 경우가 85회로 가장 많다. 경헌호는 정확히 3점대 방어율을 기록하고 있는 수준급 셋업맨일지 모르나 승계주자 실점율이 무려 58.3%(14/24)로 분식회계의 달인임을 제대로 보여주고 있다. 신인투수 정찬헌도 구원으로 활약할 때 승계주자 실점율이 52.9%(9/17)로 높았다. 마무리투수 우규민도 46.7%(7/15)이며 돌아온 원포인트 류택현은 84.6%(11/13)라는 경이적인 수치를 마크하고 있다. ⑧ 삼성 - 42.9% 사실 LG 불펜은 분식회계라는 말이 어울리지 않는다. LG는 불펜 방어율(5.32)마저 부동의 최하위이기 때문이다. 반면 삼성은 불펜 방어율은 4위(3.65)로 평균적인 수준에 올라있지만 승계주자 실점율이 무려 42.9%로 리그에서 가장 높다. 105명의 주자를 승계받았으나 45명을 홈으로 불러들이고 말았다. 불펜의 핵이었던 권혁도 승계주자 실점율이 53.3%(8/15)로 높았으며 권오준 역시 41.7%(5/12)였다. 권혁과 권오준이 떠난 자리를 권오원과 정현욱이 메우고 있지만 두 선수도 각각 38.1%(8/21), 71.4%(5/7)라는 좋지 못한 승계주자 실점율을 보이고 있다. 마무리투수 오승환이 16.7%(1/6)라는 좋은 승계주자 실점율을 보이고 있지만 표본이 너무 적다. 삼성 불펜은 더 이상 최강이 아니다. .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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