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슬라이더는 알려줘도 쓸 수 없어". 22일 삼성-SK전이 열리기 전 문학구장 3루 덕아웃. 삼성 외국인 투수 톰 션(31)이 선동렬 삼성 감독에게 다가와 슬라이더 그립을 쥐며 가르쳐 달라는 제스처를 취했다. 외국인 선수 통역 담당 엄홍 과장을 통해 선 감독의 화려한 경력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던 션은 전날 TV 방송을 통해 선 감독의 다이나믹한 투구를 본 뒤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는 후문. 현역 시절 150km를 웃도는 직구와 140km 안팎의 슬라이더로 야구계를 평정했던 선 감독은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자신만의 슬라이더를 남에게 전수해도 쉽게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 "내가 슬라이더 던지는 방법을 알려줘도 원리만 전해줄 뿐이다". 프로야구 최초 노히트노런을 달성한 방수원(전 해태 투수)으로부터 슬라이더를 전수 받은 선 감독은 다른 투수들에 비해 손가락이 짧아 그립을 쥐고 공을 던지는 방법이 남다르다. 손가락이 짧다는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실밥에 오른손 중지를 걸칠 때 손가락 바닥면을 모두 공에 붙이고 검지는 공 표면에 살짝 대는 정도로 슬라이더 그립을 잡는다. 그야말로 자신만의 슬라이더인 셈. 선 감독은 엄 과장을 불러 션에게 자신만의 슬라이더 그립에 대해 설명했다. "직구와 똑같은 폼으로 위에서 내리 찍는다는 기분으로 던진다. 그러면 옆으로 휘는 것이 아니라 위에서 아래로 떨어진다". '슬라이더의 달인' 선 감독의 설명을 들은 션은 고개를 끄덕이며 라커룸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what@osen.co.kr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