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축구, 고유의 색깔 찾고 진화 중
OSEN 기자
발행 2008.06.22 22: 11

북한 축구가 세련된 모습으로 진화하고 있다. 김정훈 감독이 이끄는 북한 대표팀은 22일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0 남아공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예선 최종전 한국과 경기서 자신들의 축구를 유감없이 보여주며 0-0 무승부를 기록했다. 최종예선 진출은 확정됐지만 한국에 골득실차서 뒤져 3조 2위를 달리고 있던 북한은 승리를 위해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정대세(24, 가와사키)-홍영조(27, 베자니아)의 해외파 투톱을 내세운 북한은 올 들어 한국과 가진 두 차례 경기와 마찬가지로 수비적인 전술로 임했다. 안영학을 중심으로 짜여진 수비진은 전반서 한국의 공격을 적절히 막아냈다. 안정환-고기구-이청용으로 이어지는 한국의 스리톱은 번번이 북한의 수비에 패스가 끊기며 특별한 슈팅 기회를 만들지 못했다. 또 한국의 안정환이 중거리 슈팅을 통해 수비를 끌어내기 위해 노력했지만 자신의 자리에서 단단하게 지킨 북한의 수비진을 뚫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공격에서는 홍영조가 돋보였다. 파트너인 정대세의 움직임이 좋지 못하자 북한은 롱 패스 연결을 통해 홍영조에 볼을 집중했다. 왼쪽 측면 돌파를 시도한 홍영조는 빠른 스피드를 이용해 한국의 수비진을 괴롭혔다. 전형적인 '롱 패스 공격 패턴'을 주무기로 삼은 북한축구에서 홍영조가 차지하는 비중은 굉장히 컸다. 그렇기 때문에 후반 체력 저하에도 불구하고 한 없이 한국을 공략했다. 특히 북한의 패스는 전술적으로 잘 훈련된 모습이었다. 필요한 곳으로 패스를 연결하는 조직력의 축구를 구사하며 전력상 열세를 극복하며 한국과 대등한 경기를 펼쳤다. 또 좌우 풀백인 남성철과 차정혁의 활발한 오버래핑도 눈여겨 볼 만했다. 후반 중반이 넘어가자 체력이 떨어진 북한은 전혀 서두르지 않고 정확한 패스 연결을 통해 역습에 나서는 등 비교적 세련된 축구를 구사했다. 한국과 경기서 자신들의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한 북한이 최종예선에서 어떤 모습으로 진화하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10bird@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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