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 2008 스타] '승부차기 2번 선방' 카시야스
OSEN 기자
발행 2008.06.23 07: 39

안토니오 디 나탈레의 슈팅을 막아내는 순간 주먹을 불끈 쥐는 이케르 카시야스(27, 스페인)는 승리를 예감했다. 스페인은 23일(이하 한국시간) 새벽 오스트리아 비엔나 에른스트하펠 경기장에서 열린 이탈리아와 유로 2008 8강전에서 연장까지 0-0으로 비겼지만, 승부차기에서 카시야스의 놀라운 선방 2개에 힘입어 4-2로 4강에 막차로 올랐다. 단 한 번의 승부로 승패가 엇갈리는 토너먼트에서 골키퍼의 중요성은 누구나 인정한다. 여기에 '빗장수비'를 내세우는 이탈리아와의 일전이 단 한 골로 승부가 갈릴 수 있다는 것을 고려했다면 카시야스와 부폰, 양 팀 수문장의 맞대결에 눈길이 가는 것은 당연했다. 그리고 카시야스는 그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스페인의 수비를 이끌며 이탈리아의 송곳같은 역습을 차례 차례 막았다. 이탈리아도 루카 토니와 안토니오 카사노를 중심으로 스페인의 골문을 두들겼지만, 카시야스가 지키는 스페인의 골문은 너무나 굳건했다. 물론 위기도 있었다. 후반 17분 역습 상황에서 토니 등 이탈리아 공격수들과 혼전 상황에서 골문을 벗어난 카시야스는 카모라네시의 위협적인 슈팅에 선제골을 내줄 뻔 했다. 그러나 카를레스 푸욜, 카를로스 마르체나가 버티는 틈을 타 재빨리 골문 앞으로 몸을 던져 위기를 막아냈다. 카시야스의 활약은 승부차기에서 절정에 달했다. 카시야스는 다비드 비야와 곤살레스 산티아고 카솔라가 킥을 성공시켜 2-1로 앞서 있던 상황에서 멋진 선방을 보였다. 여기에 다니엘 구이사가 부폰에 막히며 다시 승부를 알 수가 없어지자 이탈리아의 4번째 키커 안토니오 디 나탈레의 슈팅까지 막아내며 스페인의 4강행을 이끌었다. 카시야스는 자타공인의 스페인 최고의 골키퍼다.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IFFHS(국제축구역사통계연맹)가 선정한 세계 최고 수준의 골키퍼에 올린 카시야스는 부폰을 넘어서며 진정한 세계 최고 골키퍼로 명성을 날릴 기회를 얻게 됐다. 이제 그에게 남은 것은 메이저대회에서 부진했던 스페인을 이끌고 러시아를 넘어 유로 2008 우승에 도전하는 것이다. stylelomo@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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