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식 "선수 덕아웃 부수기는 용병 때문"
OSEN 기자
발행 2008.06.23 13: 49

"언제부턴가 혼자 욕하고 부수고 화내고 하더라고". TV에서 중계하는 야구를 지켜보고 있으면 가끔 보기 민망한 장면이 심심치 않게 잡힌다. 투수들은 홈런이나 적시타를 맞은 후 혼자 분을 못참고 욕을 한다. 또 강판된 뒤 덕아웃으로 들어가 글러브를 내던지며 참았던 울분을 터뜨리도 한다. 타자들도 마찬가지. 삼진으로 돌아서거나 잘 맞은 타구가 잡히거나 할 때면 욕설을 내뱉은 후 덕아웃에서 방망이를 부수거나 하는 경우가 가끔씩 보인다. 김인식 감독은 이것이 외국인 선수들이 들어오기 시작하면서부터 생겨난 현상 중에 하나라고 밝혔다. 김 감독은 22일 목동 우리 히어로즈전에 앞서 히어로즈 이광환 감독과 이야기를 나누던 중 "옛날에는 혼자 조용하게 욕하고 그러더니 이제는 막 부수면서 욕한다. 그게 아마 용병들이 들어오면서부터 그런 일이 생겨났을 거야"라며 "덕아웃에 들어와서는 잡히는데로 부수고는 하는데 다 자기 손해지뭐"라고 껄껄 웃었다. 용병이 들어오기 전까지만 해도 선수들은 자신의 감정을 가슴에 담아두거나 조용히 혼자 욕설로 해결하는 편이었다. 그러나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드러내는 용병들이 들어오면서 이런 행동들을 본 선수들이 따라하기 시작했고 결국 국내 선수들의 행동에도 변화가 생겼다는 것이다. 이에 김 감독은 "욕도 전에는 힘없이 살살 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요즘은 'XX'이라면서 아주 발음을 세게 하더라"며 시범을 보인 뒤 "같은 단어지만 세기에 따라서 무척 다르게 느껴진다"고 말해 주위를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이 이야기는 최근들어 TV 카메라가 선수들의 일거수 일투족을 다 잡아내면서 잘못하면 제 2의 'SK 투수 윤길현 사태'로까지 확대될 수 있다는 걱정을 나타내면서 시작됐다. 느린 화면을 통해 방송돼서는 안되는 욕설까지 입을 통해 읽을 수 있는 만큼 선수도 조심해야겠지만 다양한 연령층의 많은 사람들을 상대로 하는 방송에서도 어느 정도 배려를 해줬으면 한다는 바람이었다. 선수들은 자기가 잘못한 바를 표출하는 것인데 정작 그 장면을 보고 있으면 오해를 받을 수도 있다는 설명이었다. letmeout@osen.co.kr .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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