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꾀돌이 MC' 강호동의 진가, 17년만에 잡은 샅바서 다시 맛보다
OSEN 기자
발행 2008.06.24 07: 54

그는 역시 천하장사였다. 17년 만에 샅바를 잡았지만 휘슬이 불자 전광석화처럼 상대 선수를 넘겨버렸다. 건장한 20대 군인들을 상대로 6연승을 거둔 강호동은 힘과 기술 씨름의 진수를 선보였다. 강호동은 쇼 예능프로그램에서 무조건 윽박지르고 우기고 소리지르면서 진행하는 것 같지만 사실 게스트들을 화합하게 만들고 원활한 흐름을 끌어내는 순발력과 재치를 가지고 있는 꾀돌이 MC다. 씨름 할 때부터 강호동은 꾀돌이었다. 22일 방송된 KBS 2TV ‘해피선데이-1박 2일’에서 지능적 씨름의 진수를 보였다. 해병대 선수들이 어떤 기술을 쓸지 미리 읽어내 한발 먼저 승부수를 던졌다. MBC ‘황금어장-무릎팍 도사’에 이만기가 출연했을 때 강호동은 “씨름할 때 살에 닿는 상대방 근육의 움직임에 따라 어떤 기술을 쓸지 읽어낸다. 역으로 가짜 정보를 주기 위해 엉뚱한 근육을 움직이는데 초보들은 이것조차 감지하지 못해 오히려 당황스러울 때도 있다”고 설명했다. 또 이만기는 만 19살에 혜성처럼 나타나 자신과 대적했던 강호동을 보며 “꾀돌이었다” “당시 나보다도 쇼맨십이 뛰어났다”며 그가 승승장구 할 수밖에 없었다고 증언했다. MC 강호동이 예능프로그램에서 보여주는 모습이 씨름판에서의 그것과 비슷하다. 강호동은 예능에서도 단순하고 투박스럽게 힘으로 제압하고 괴성을 지르는 것 같지만 이는 사람들의 흥미를 끌기 위한 쇼맨십에 지나지 않는다. 진짜 그의 진행 실력은 순발력과 재치, 타고난 승부사 기질 등이 뒤섞여 보이지 않는 곳에서 진가를 발휘한다. 강호동은 ‘무릎팍 도사’에서 게스트들이 자신의 가슴 깊은 곳에 묻어 뒀던 이야기를 허심탄회하게 꺼낼 수 있게 유도한다. 곤란했던 자신의 루머도 수면 위로 드러내 게스트가 조금 불편할 수 있는 내용을 이야기 할 때 같은 입장에 서길 주저하지 않는다. 가끔은 게스트를 닦달하고 가끔은 회유하면서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풀어간다. ‘1박 2일’에서 각자의 개성이 뚜렷한 6명의 멤버가 서로 조화를 이룰 수 있는 데는 강호동의 역할이 크다. 멤버들을 윽박지르기도 하고 가끔은 그들보다 더욱 굴욕적인 모습을 보이고 힘든 일을 솔선수범 하는 등 다양한 모습을 선보인다. 상대 선수의 근육을 읽어 내듯이 흐름을 읽고 나름의 쇼맨십을 더해 재미를 더하는 것이다. ‘스타킹’에서는 일반인 출연자들이 주눅들지 않고 ‘끼’를 발휘할 수 있게, 패널들이 적절히 일반인 출연자와 섞여 함께 할 수 있게 중간 다리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다. 뛰어난 순발력과 강인한 체력, 타고난 승부사 기질이 그를 예능 MC 최강자에 올리는데 모두 한 몫씩 한 셈이다. 처음 씨름에서 방송인으로 전환했을 때 미흡한 면이 많았지만 지기 싫어하는 그의 성격 때문에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다. 또 장시간 촬영이 진행되는 예능 프로그램의 특성상 그의 지칠 줄 모르는 체력이 큰 재산이다. 강호동은 덩치도 크고 헤어스타일도 항상 짧고 투박해 머리보다는 힘으로 진행할 것이라는 이미지가 강하다. 하지만 씨름에서 두뇌 플레이로 천하장사에 오른 것처럼 타고난 체질과 두뇌 플레이로 예능 MC 최강자의 자리에 오를 수 있었다. miru@osen.co.kr .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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