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트레이드 손익계산 중간점검
OSEN 기자
발행 2008.06.24 10: 10

[OSEN=이상학 객원기자] 요즘 프로야구에서는 빅딜을 보기가 어렵다. 8개 구단밖에 없는 프로야구 현실에 비춰보면 트레이드는 당장 손해를 볼 경우에는 부메랑이 될 가능성이 높다. 그래서 시즌 판도를 좌우할만한 대형 트레이드를 보기 어렵다. 시즌 중 트레이드는 더 그렇다. 하지만 올 시즌에는 벌써 3차례 트레이드가 성사됐다. 특히 화제를 일으킨 트레이드가 많았다. 올 시즌 트레이드의 손익계산을 점검한다. 물론 트레이드는 당장 손익계산이 어려운 만큼 어디까지나 중간점검이다. 심광호↔이여상 올 시즌 중 트레이드는 지난 4월4일 한화와 삼성이 첫 스타트를 끊었다. 한화 김인식 감독은 “내야수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삼성에 트레이드를 제안했다. 젊은 내야수 이여상(24)을 받는 조건으로 삼성에 베테랑 포수 심광호(31)를 주는 것이 골자였다. 때마침 진갑용을 뒷받침할 믿을 만한 백업 포수가 없었던 선동렬 감독으로서는 신명철·박종호·손지환 등 넘치는 2루수 자원을 고려해 당장 전력을 보강하는 차원에서 트레이드를 수락했다. 지난 4일 경기 중 트레이드가 공식발표됐다. 이여상은 한화 이적 후 빠르게 팀에 적응했다. 이적 초에는 심각한 타격침체에 빠졌던 한상훈을 밀어내고 주전 2루수로 기용되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 변화구에 약점을 드러내며 한상훈에게 다시 자리를 내줬다. 올 시즌 46경기에서 87타수 16안타, 타율 1할8푼4리·8타점. 하지만 2루수와 더불어 3루수까지 소화하는 유틸리티 내야수로 1군의 한 자리를 차지하는데 성공했다. 김인식 감독은 당장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을지 몰라도 내야수가 척박한 팀 사정을 고려해 내후년을 기대하고 있다. 신고선수 출신 이여상은 지난해 2군 남부리그에서 타격왕(0.338)을 차지할 정도로 가능성을 인정받고 있다. 삼성은 현재윤의 부상 공백으로 생긴 백업 포수로 심광호를 받아들였다. 이적 후 30경기 출장한 심광호는 56타수 12안타, 타율 2할1푼4리·2홈런·6타점을 기록했다. 홈런 2방은 눈길이 가지만 그 외의 활약은 미미했다. 특히 포수로서 활약이 좋지 않았다. 잦은 패스트볼(3개)과 낮은 도루저지율(0.333)로 고생했다. 결국 현재윤의 복귀와 함께 팔꿈치 부상이 겹쳐 2군으로 내려갔다. 정확히 2개월만의 일이었다. 당분간 진갑용-현재윤 체제에서 기회를 노리기란 쉽지 않을 전망이다. 무엇보다 올 시즌 삼성의 2루수는 최약체 포지션이 되어버렸다. 물론 이여상은 삼성에서 3루 수비를 했다. 전병두·김연훈↔채종범·이성우·김형철 근래 성사된 트레이드 중 가장 많은 화제를 뿌렸다. 전병두라는 병역혜택을 받은 유망한 좌완 투수가 포함된 트레이드이자 1위와 최하위의 트레이드라는 점에서 더욱 더 그랬다. 지난 5월4일 KIA는 좌완 전병두(24)와 내야수 김연훈(24)을 SK에 보내는 조건으로 외야수 채종범(31), 포수 이성우(27), 내야수 김형철(28)을 받는 2대3 트레이드를 전격 단행했다. KIA는 전병두의 언제 터질지 모르는 잠재력보다 당장 전력을 보강하는데 우선순위를 뒀다. SK는 잉여전력으로 유망한 좌완 투수를 데려오는데 성공했다. 트레이드 전까지 9승20패로 최하위를 달렸던 KIA는 트레이드 이후 22승19패로 5할 이상 승률을 거두며 팀 순위를 6위까지 끌어올렸다. 그러나 트레이드로 영입한 선수들의 힘으로 해석하기에는 무리다. 조범현 감독이 가장 기대를 건 채종범은 이적 후 27경기에서 46타수 10안타, 타율 2할1푼7리·2홈런·7타점에 그치고 있다. 6월 13경기에서 타율 2할9푼2리·2홈런·6타점으로 살아난 것이 희망이다. 이성우와 김형철도 각각 백업 포수와 내야수로 1군의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KIA는 트레이드 이후 팀 분위기 쇄신에 큰 의의를 두고 있다. 하지만 정작 조범현 감독은 이 같은 트레이드 효과에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SK는 별다른 출혈없이 좌완 유망주 전병두를 영입하며 쾌재를 불렀다. 여기저기서 ‘사기’가 아니냐는 소리까지 들었다. 전병두는 이적 후 첫 경기였던 5월7일 잠실 LG전에서 포수 박경완의 리드아래 5이닝 무실점 선발승으로 이적 신고식을 성공적으로 치러냈다. 이후 5월14일 문학 두산전에서 2⅓이닝 1실점 후 강판돼 2군으로 내려간 전병두는 투구폼 교정에 힘쓰고 있다. 김성근 감독은 “내년에는 김광현을 넘어설 것”이라는 무시무시한 발언을 했다. 1년 전 김 감독은 “김광현이 내년부터 최고투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병두와 함께 SK로 건너온 김연훈은 아직 4경기에 출장한 것이 전부다. 이재영·김용의↔이성렬·최승환 가장 최근에 터진 트레이드로 전병두 트레이드만큼 주목을 받고 있다. 폭발성도 크다. 지난 3일 두산과 LG는 9년 만에 트레이드에 합의했다. 주전이 된 채상병의 부진으로 포수가 필요했던 두산 김경문 감독이 2군에서 방치되던 최승환(30)을 요구한 것이 발단이었다. 때마침 마운드 강화가 절실했던 LG도 두산으로부터 우완 이재영(29)을 요구했고 이 과정에서 트레이드가 커졌다. 두산은 최승환과 함께 외야수 이성렬(24)을 받았고, LG는 이재영과 더불어 내야수 김용의(23)을 받는 2대2 트레이드가 성사됐다. 두산은 트레이드 이후 10승5패로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다. 특히 최승환의 활약이 돋보였다. LG에서는 조인성에 가로 막혀 마땅한 기회조차 얻지 못했던 최승환은 이적 후 주전으로 기용된 6일 LG전부터 팀의 5연승을 이끌었다. 5연승이 끊긴 후에는 다시 채상병이 안방을 꿰차 최근 4연승 포함 5승2패로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중전과 희빈의 안방싸움으로 비화될 정도로 치열한 경쟁이 약점이었던 포수 포지션 강화로 이어지고 있다. 경쟁은 올 시즌은 물론 이후에도 계속될 것이다. 이와 함께 유망주로 남았던 이성렬에게도 눈길이 가고 있다. 이성렬은 이적 후 15경기에서 47타수 10안타로 타율 2할1푼3리·5타점에 삼진 18개를 당하고 있다. 김경문 감독은 “6월말까지 기회를 준다”고 했다. 두산의 우익수 자리에는 유재웅과 민병헌도 있다. 이 같은 경쟁이 두산의 힘이다. 반면 트레이드 전까지 23승34패로 7위였던 LG는 트레이드 후 2승13패라는 최악일로를 걸으며 결국에는 최하위로 추락하고 말았다. 이제는 7위 우리 히어로즈와의 승차도 무려 4.0게임이나 된다. 트레이드 핵심이었던 이재영은 LG 이적 후 6경기에서 3패 방어율 16.68로 극도의 부진을 보이고 있다. 선발로 나온 2경기에서 2패 전패를 기록했고, 익숙한 불펜 전환 이후에도 1패 포함 방어율 8.31로 부진하다. 김용의는 이적 후 아직 1군 무대도 밟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결과적으로 트레이드 완패에 무게가 기울어지는 상황이다. 그럴수록 김재박 감독의 속은 점점 더 타들어간다. 트레이드 실패는 성적 못지않게 감독과 구단에게는 큰 압박이 된다. .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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