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돈을 받고 노래를 불러야만 가수는 아니지 않느냐, 직장에 충실하면서 취미생활로 가수하고 싶다.” ‘선풍기 아줌마’로 잘 알려진 한미옥 씨가 오랜만에 SBS를 찾았다. 24일 오후 목동 SBS 홀에서 열린 ‘순간포착, 세상에 이런 일이’의 500회 특집 녹화를 위해서다. 이날 무대에 오른 한미옥 씨는 한혜진의 ‘너는 내 남자’를 열창해 관중들의 박수를 받았다. 녹화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한미옥 씨는 여전한 가수의 꿈을 내비쳤다. “새삼스레 내가 아닌 것 같았다”고 소감을 전한 그는 “오랫동안 노래를 하지 않아서 노래가 안될 줄 알았는데 그런데로 노래가 됐다”고 말을 꺼냈다. 그는 “사실 가수를 다시 할 수 있었으면 하는데 모르겠다. 예전 얼굴과 다르니까 직업적인 가수는 못 할 것 같다”며 "돈을 받진 않더라도 취미생활로는 할 수 있으니까 노래를 부르며 살아가고 싶다”고 말했다. 한미옥 씨는 이날 자신을 보는 주위의 시선들에 대해서도 생각을 전했다. “나를 안됐다고 생각하는 분도 계시겠지만 이렇게 되도록 자초한 나를 탓하는 분들도 계신다. 하지만 꼭 그렇게 보지는 말아 달라”며 “사람들이 내 얼굴을 보고 놀랄 때마다 충격을 받아 문득 다시 성형하고 싶다는 생각이 스친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이어 “사람이 어느 한 곳에 미치다 보니까 인생이 한 순간에 무너지는 것 같다”며 눈물을 비췄다. 지난 2004년 11월 ‘세상에 이런 일이’에 소개된 한 씨는 뛰어난 미모로 가수 활동까지 했지만 더 예뻐지고 싶은 욕망에 콩기름, 파라핀 등을 얼굴에 주입하는 불법 성형시술을 했다. 이후 15차례 이물질을 제거하는 수술을 받은 한 씨는 앞으로 한 차례의 수술을 더 받을 예정이다. 최근 방송사를 통해 기증품을 분류하는 일을 얻은 한 씨는 “많이 격려해 주시는 덕분에 나 또한 노력하고 있다”며 흘리던 눈물을 닦았다. yu@osen.co.kr 윤민호 기자 ymh@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