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TV에 나와 노래 부르고 CF에 까지 등장하는 추성훈이 부럽다".
분명 외국인 선수가 아닌 북한 선수들이 입장했는데도 취재진들은 북한 선수들의 얼굴을 분간하기 힘들었다. 그만큼 똑같이 짧게 자른 스포츠머리를 하고 지난 21일 마지막 훈련을 위해 서울 월드컵경기장에 들어선 북한 선수들은 가깝고도 멀게 느껴졌다. 국내 취재진에게 눈길조차 주지 않으려 노력하는 모습도 역력히 보였다.
하지만 맨 마지막에 그라운드로 나온 단 한 사람은 달랐다. 그는 바로 슬리퍼를 신고 여유롭게 경기장을 살피며 국내 취재진에게 손을 흔들어 웃어 보인 '인민루니' 정대세였다. 안면이 있는 기자에게 인사를 하고 손을 흔들만큼 그는 한국 취재진에 우호적이었다.
'인민루니' 정대세(24, 가와사키 프론탈레)가 24일 방송될 KBS와의 '단박 인터뷰'에서 재일교포 격투기 선수 추성훈에 대한 부러운 마음을 드러내 눈길을 끌고 있다.
북한 선수들과 떨어져 J-리그를 위해 23일 일본 나리타 공항에 들어선 그는 "서울이 상상했던 것만큼이나 좋은 도시였다"며 한국에서의 짧았던 5일을 회상했다.
하지만 그는 호텔부터 경기장, 훈련장까지 이어지는 곳곳의 철통 경비 때문에 서울을 제대로 구경하지 못한 아쉬움을 남겨야 했다.
그러나 그의 본업은 축구선수. 축구이야기가 나오자 정대세는 그라운드에서 뛰었던 당시를 회상하며 "이번 역시 울기 직전이었다. 많은 생각이 떠올랐지만 한국, 일본, 조선, 나의 인생을 생각하며 일본에서 온 내가 북한 대표팀으로 한국에서 뛴다는 의미를 생각하니 눈물을 나올 뻔했다"고 말했다.
그만큼 감성이 풍부한 24세 청년 정대세다.
또한 정대세는 이어진 질문에 솔직하게 대답하며 한국에 대한 애정을 거침없이 표현했다. 그는 한국 TV에 출연하고 싶은 이유를 묻자 추성훈 선수를 예로 들면서 "노래도 부르고 CF에도 나와 너무 부럽다"고 말했다.
정대세는 한국 땅을 떠나기 전 인천공항 인터뷰에서 "조건만 맞으면 K리그에서 뛰고 싶다"는 의향을 밝힌 바 있다.
7rhdwn@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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