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도전', 왜 착한 캐릭터가 안보일까
OSEN 기자
발행 2008.06.25 07: 41

MBC 주말 예능 '무한도전'의 강점 가운데 하나로는 출연진 저마다의 독특한 캐릭터 구성이 꼽힌다. 하하가 공익으로 빠지기 전까지, 유재석을 비롯한 박명수 정준하 정형돈 노홍철의 6인 멤버는 서로 물고 물리는 먹이사슬로 절묘한 호흡을 보였다. 그런 '무한도전'에서 최근 순하고 착한 모습의 캐릭터가 실종됐다. 딱히 누가 착했고 누가 순했다고 지칭하기는 곤란하다. 매 회 상황에 따라서, 또는 매 순간마다 그 역할을 수행하는 멤버가 달라지는 게 '무한도전'만의 캐릭터 특징이었고 이같은 실험적 시도가 시청자들의 호감을 샀기 때문. 그러나 올해 초 하하의 공익 송별 방송이 길게 이어지면서부터 '무한도전' 캐릭터 구성에 눈에 보이지 않는 균열이 조금씩 생기기 시작했고 멤버 간 연결고리였던 하하의 역할은 난 자리에서 더 표시가 났다. 하하의 이동에 따라 편이 짜여지면서 1인자 유재석을 떠받들거나 뚱보 브라더스를 왕따시키고, 2인자 박명수를 골탕먹이던 구성원 조직의 순발력이 사라졌다. 또 멤버 구성이 한동안 홀수로 고정되면서 박명수를 제외한 나머지 캐릭터들은 자신의 기존 특성을 잃고 방송 내 용어처럼 '무한 이기주의'에 더 집착했다. 이같은 구도는 극적 긴장감을 유발시키는 데 효과적이지만 긴 호흡으로 지켜보는 시청자에게서 편안함을 뺏어가는 단점이 있다. KBS 2TV '1박2일'이 허당 이승기나 달인 김C 등의 착하고 순한 캐릭터로 숨 돌릴 틈을 주는 것과 다르다. 원래 '무한도전'의 장점이었던 선 악 대립의 캐릭터 다원화가 본고장에서는 사라지고 경쟁 프로들에서 돋보이는 상황이 발생한 셈이다. 22일 방송된 '300만원 돈가방을 찾아라'에서는 김태호 PD식의 캐릭터 분류가 눈에 띄었다. 그는 자막을 통해 유재석 '좋은 놈', 박명수 '나쁜 놈', 정형돈 '어색한 놈', 정준하 '모자란 놈', 노홍철 '정말 이상한 놈', 그리고 새로 들어온 전진을 '굴러들어온 놈'으로 묘사했다. 하지만 유재석은 더이상 착한 캐릭터로 멤버들에게 받아들여지지 않고, 정형돈은 어색하기 보다는 못된 이미지가 강화됐으며 정준하의 이기주의는 극에 달하는 모습이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정준하는 이날 '기차 논란'까지 겹치는 불운을 겪고 있다. 또 왔다 갔다 하는 이미지의 노홍철도 망가진 시계추마냥 움직임을 멈춘 상태다. 결국 다른 멤버들을 늘 괴롭히는 '악마' 박명수의 캐릭터 특성마저 무너져내리고 있다. 새로운 변수는 전진의 등장이다. 다시 6인 짝수 체제로 복귀하면서 편을 가르기 좋은 예전 구도를 찾았다. 전진의 참여 후 첫 시청률은 AGB닐슨 조사 결과 17%대로 비교적 성공적이란 평가를 듣고 있다. 기온이 올라가면서 시청률 상승의 발동을 걸기 시작했던 '무한도전'이 장마철을 맞아 분위기 반전에 성공할 지에 방송가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mcgwire@osen.co.kr .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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