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동렬 감독, ‘파격적’ 세대교체 성공하나
OSEN 기자
발행 2008.06.25 09: 31

눈에 불을 켠 모습이다.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몸을 불사를 태세이다. 선동렬(45) 삼성 감독이 파격적인 세대교체 작업을 벌이면서 신예들의 눈빛이 달라졌다. 선감독은 지난 24일 LG전서 선발 라인업에 신인 좌타자 2명을 배치하는 파격을 선보였다. 2번에는 대졸 신인 좌타자인 2루수 김동현(22)을, 9번에는 고졸 신인 좌타자인 우동균(19)을 선발로 기용했다. 선 감독은 LG 외국인 우완 에이스인 옥스프링을 겨냥해서 좌타자들을 집중배치하면서 타격 재능이 있는 김동현과 우동균을 선발로 내세운 것이다. 이날 삼성은 우타자에 비해 좌타자 상대 방어율이 높은 옥스프링을 공략하기 위해 선발 라인업에 좌타자를 6명씩이나 배치했다. 김동현과 우동균은 감독의 기대에 부응, 팀승리(3-2)를 이끌며 5연패에서 벗어나는데 앞장섰다. 김동현은 0-2로 뒤진 4회 옥스프링으로부터 팀의 첫 안타를 우측 펜스를 맞히는 2루타로 뽑아낸데 이어 옥스프링의 폭투 때 2루에서 홈까지 파고드는 재치있는 주루플레이로 팀의 반격에 기틀을 다졌다. 2루수로서 매끄러운 수비를 펼친 김동현은 이날 2안타로 분전했다. 경남고-한양대를 졸업하고 2차지명 5순위로 입단한 김동현은 공수주 3박자를 갖춘 선수로 평가받고 있다. 방망이를 짧게 움켜쥐고 다부진 스윙을 보이는 등 베테랑 2루수들인 박종호, 신명철 등과 주전경쟁을 벌일 태세이다. 지난 15일 두산전부터 1군에 합류한 후 14타수 6안타로 타율 4할2푼9리를 마크하고 있다. 대구상원고를 졸업하고 신인 1차지명으로 입단한 우동균은 이날 9회말 1사 만루에서 행운의 끝내기 안타를 터트리는 주인공이 됐다. 우동균은 감독과 팀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는 차세대 주전 외야수로 성장하고 있는 중이다. 5월부터 1군에 합류한 우동균은 14경기에 출장해 타율 2할8푼2리를 기록하고 있다. 선 감독은 둘 이외에도 3회부터는 근육통을 일으킨 외야수 최형우를 빼고 대졸 신인인 좌타자 이영욱(23)을 교체 투입했다. 중앙고-동국대를 걸쳐 2차 6순위로 입단한 이영욱은 비록 안타는 때리지 못했지만 호쾌한 스윙으로 성장 가능성을 엿보였다. 이처럼 이날 경기에 삼성은 신인 선수를 3명씩이나 기용하는 파격을 보였다. 이미 올 시즌 시작 때부터 박석민, 최형우, 허승민 등을 주전으로 기용하며 세대교체 작업에 들어간 선동렬 감독이 최근 주전들의 잇단 부상과 부진으로 침체에 빠진 팀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신인들을 중용하고 있는 것이다. 선 감독이 신인들을 파격적으로 기용하며 세대교체를 진행하는 것을 보면 마치 80년대 초반 프로야구 초창기 때를 연상케 한다. 프로야구 초창기를 굵직한 아마추어 스타 출신들이 프로에 진출하자마자 주전자리를 꿰차며 활약하던 모습과 흡사하다. 더욱이 삼성이 신인들이 예전 신인선수들처럼 아마추어에서 펄펄 날았던 스타출신도 아니지만 파격적으로 1군 주전으로 대거 발탁되는 것은 근년들어 드문 일이 아닐 수 없다. 프로야구 수준이 높아진 근년에는 신인이나 신예들은 대개 2군에서 몇 년을 보내면서 기량향상을 도모한 뒤 1군의 높은 벽을 뛰어넘는 것이 공식적이었다. 그러나 선 감독은 재능이 있는 신인과 신예들을 ‘2군 성장기’를 거치게 하지 않고 곧바로 1군 무대로 끌어올리며 자신감을 불어넣고 있어 향후 결과가 주목된다. 중고신인이 대세인 프로야구에서 선동렬 감독의 파격적 세대교체가 어떤 성과를 낼지 지켜볼만 하다. sun@osen.co.kr .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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