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탬파, 김형태 특파원] 국제야구연맹(IBF)이 유럽에서 야구 인기를 끌어올리기 위해 황당한 규칙 개정을 추진하고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26일(한국시간) AP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하비 실러 IBF 회장은 쿠바 아바나를 방문한 자리에서 "오는 2010년 유럽에 프로리그를 설립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눈길을 끄는 것은 다음 말. 경기 시간 잔출을 위해 연장전에 관한 규정 개정을 추진하겠다면서 경기가 정규이닝을 마치고 10회에 접어들면 다음 타순의 타자 2명을 1루와 2루에 무조건 내보내고 공격팀에는 1아웃을 부여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10회초 공격하는 팀은 첫 타자와 그 다음 타자가 루상에 '이유 없이' 진루하고, 공격팀은 1사 1,2루 상황에서 공격을 시작한다는 것이다. 빨리 점수를 내도록 해 경기를 질질 끌지 않게 한다는 것이다.
실러가 밝힌 이 방안은 유럽리그에서만 적용되는 것으로 국제 대회와는 관계가 없다. 야구를 잘 모르는 유럽 사람들에게 '지루한 경기'라는 인상을 심어주지 않기 위해 연장전에 한해 '변칙'을 구사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실제 유럽리그가 출범하더라도 이 제도가 그대로 적용될지는 미지수다. 타자 2명을 그냥 내보낼 경우 타자들에게 어떤 기록을 부여할지, 투수에겐 피안타와 볼넷 가운데 어떤 기록을 줘야 할지, 점수가 날 경우 자책점인지 비자책점인지 여부가 아리송해지기 때문이다.
IBF가 이처럼 유럽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야구와 소프트볼의 정식종목 재승격을 노리고 있기 때문이다.
야구는 2012년 런던올림픽 정식 종목에서 제외됐는데, 이미 2009년 야구 월드컵을 유럽 7개국에서 분산 개최하기로 한 IBF는 유럽리그의 출범과 더불어 유럽에 야구 열기를 본격적으로 전파해 2016년 올림픽부터 정식종목 재승격을 추진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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