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결’의 관전 포인트는, ‘신데렐라’ 그 이후
OSEN 기자
발행 2008.06.26 07: 55

‘신데렐라’와 ‘백설공주’는 왕자를 만나 오래 오래 행복하게 살았을까? ‘우리 결혼했어요’의 위력이 대단하다. 연예인 네 커플이 가상 부부가 돼 겪는 이야기를 선보인 파일럿 프로그램 ‘우리 결혼했어요’는 ‘일요일 일요일 밤에’ 정규 코너로 자리 잡았을 뿐만 아니라 MBC 주말 예능 프로그램 부활의 지렛대 역할까지 하고 있다. ‘우리 결혼했어요’의 여파는 기대 이상이다. 배경 음악으로 사용된 노래는 인기 상한가고 출연자들 모두 최고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인기 커플 크라운J와 서인영을 패러디한 크라운 퐝규(전환규 분)와 서인연(이국주 분)은 ‘우리도 결혼했어요’라는 코너로 ‘개그야’의 스타로 급부상했다. ‘놀러와’는 ‘우리 결혼했어요’ 커플을 게스트로 초대해 시청률 상승 효과를 봤으며 SBS에서는 가상 결혼 버라이어티라는 콘셉트의 새 프로그램 ‘잘 살아봅시다’를 신설한다. ‘우리 결혼했어요’ 이전에도 스타를 산출하고 화제의 중심에 있었던 짝짓기 프로그램이 있었다. KBS 2TV ‘장미의 전쟁’, MBC ‘강호동의 천생연분’ ‘러브 서바이벌 두근두근’, SBS ‘X맨 일요일이 좋다’ ‘연애 편지’ 등이 대표적이다. 과거의 짝짓기 프로그램과 지금의 ‘우리 결혼했어요’의 가장 큰 차이점은 커플이 탄생되면서 이야기가 끝난다는 것과 커플 탄생에서 시작된다는 점이다. 과거 예능 프로그램에서는 누가 누구와 커플이 되는지에 초점이 맞춰졌다. 때문에 출연자들은 상대방의 마음을 떠보고, 여러 명의 후보자 중에 한 사람을 고르거나 서로 엇갈린 사랑에 가슴 졸였다. 결국 ‘커플 탄생’ 자체가 가장 중요한 관점 포인트였다. ‘우리 결혼했어요’는 제작진이 미리 커플을 정했다. 로맨티스트 알렉스와 신애, 솔직하고 당당한 서인영과 크라운제이, 적극적인 솔비와 방어적인 앤디, 게으른 정형돈과 사오리, 연상연하 김현중과 황보, 나이 차이 많이 나는 뺀질이 이휘재와 현모양처 조여정은 커플이 될 어떠한 명분도 없다. 이들이 커플이 된 것은 우연한 해프닝에 지나지 않는다. 하지만 이들이 서로 부딪치고 이해하고 변해가는 모습이 진정한 관점 포인트다. 가상의 부부임을 전제로 하면서도 이들이 실제로 서로 다른 캐릭터를 절충하기 위해 방법을 모색했다. 사오리는 정형돈을 끊임없이 자극했고 크라운제이는 천방지축 서인영을 다루는 자신만의 방법을 터득했다. 솔비는 적극적인 애정 공세로 앤디와의 어색함을 줄여갔다. 가상의 상황에서도 서로에게 맞춰가는 이들 커플의 모습은 리얼 그 자체다. 동화 속 ‘신데렐라’와 ‘백설공주’는 왕자님과 신분 차이를 극복하지 못하고 헤어졌을 지도 모른다. ‘우리 결혼했어요’는 동화책의 결말을 출발점으로 비틀어 짝짓기 프로그램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해 큰 성공을 거두었다. miru@osen.co.kr .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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