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에도 호전되지 않는 비염, 이유가 뭘까?
OSEN 기자
발행 2008.06.26 10: 00

[지바고 컬럼]비염은 대표적인 알레르기성 질환이다. 대체로 꽃가루가 많이 날리는 봄철이나 기온차가 급격해지는 봄․가을의 환절기에 콧물, 재채기, 코막힘이나 가려움 등의 증상이 심해지는 것이 일반적인 비염의 증상이다. 하지만 최근 비염환자의 추이를 살펴보면 증상이 완만해져야 할 여름철에도 비염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이러한 경향의 원인은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 이 질문의 대답은 의외로 쉬운 곳에서 찾을 수 있다. 비염에서 흔히 나타나는 콧물, 재채기, 코막힘, 가려움의 4대 증상은 감기 초기에 나타나는 증상과 일치한다. 다만 비염과 달리 감기는 오슬오슬 추운 오한(惡寒)이나 몸이 아픈 체통(體痛)의 증상을 반드시 동반하며, 또한 감기가 낫지 않고 심해질 경우에는 기관지염, 폐렴 등으로 발전하여 생명을 잃을 수도 있다. 하지만 비염은 대체로 오한이나 체통의 증상은 동반하지 않고, 오랜 병력으로 인하여 무기력함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지만 비염으로 인하여 기관지염이나 폐렴으로 발전하지는 않는다는 차이가 있다. 하지만 감기가 축농증, 기관지염, 폐렴 등으로 발전하지 않고 초기 상태에 계속 머물러 있다면 감기와 비염의 치료법은 비슷하게 적용할 수 있다. 해답은 감기에도 여름철 감기와 겨울철 감기에 차이가 있다는 데에서 찾을 수 있다. 여름철 감기와 겨울철 감가가 차이가 많이 있듯이 여름철에 심해지는 비염과 겨울철에 심해지는 비염은 차이가 많이 있다. 겨울철에 심해지는 비염가 여름철에 심해지는 비염의 증상에서 어떤 차이가 있을까? 전형적으로 겨울철에 심해지는 비염은 다음과 같은 특징이 있다. 첫째, 대체로 콧물 코막힘 재채기의 증상이 대체로 급격하다. 둘째, 보통 환절기에 증상이 심하고, 더운 여름철에는 증상이 약해진다. 셋째. 간혹 화농성 감기와 동반되면 축농증 기관지염 폐렴 등으로 발전하기도 한다. 넷째. 추위를 많이 호소하고 갈증은 별로 없다. 이에 반하여 여름철에 심해지는 비염은 어떤 특징적인 증상이 있을까? 첫째. 환절기에 상관없이 일년 사시사철 항상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둘째, 오히려 더운 여름철에 에어컨이 켜진 실내에서 더 심해지는 경향이 있다. 셋째, 콧물, 코막힘, 재채기 등의 증상은 그렇게 심하지 않지만 지속적으로 나타난다. 넷째, 체력저하를 동반해 식은땀을 자주 흘린다. 다섯째, 갈증이 심하여 비염에는 평소 삼가야 하는 찬 음료수를 자주 마신다. 여섯째, 전신적인 피로감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 일곱째, 찝찝한 미열이 계속 발생하여 산만하고 집중력이 많이 떨어지고 신경질적인 성격 변화도 많이 발견된다. 동일한 비염에서도 특징적인 증상이 다르다면 당연히 치료에서도 겨울철에 심한 비염과 여름철에 심한 비염의 치료법은 달라야 한다. 한의학에서는 동일한 비염에서도 이들의 차이를 정확하게 구별하고 있다. 추운 겨울이나 기후의 변화가 심한 환절기에 심해지는 비염은 차가운 풍한의 사기로 발생하는 일종의 상한병(傷寒病)이고, 무더운 여름에 땀으로 체력저하가 심한 상태에서 심해지는 비염은 일종의 온병(溫病)이다. 상한병(傷寒病)은 몸의 양기가 많이 상하여 추위나 아픈 통증을 많이 동반하는 질병이기에 차가운 한기를 몰아내는 거풍산한(去風散寒)하는 치료법을 사용한다. 쉽게 설명하면 온몸이 오슬오슬 춥고 몸이나 관절 마디마디 아픈 겨울철 감기에는 몸을 따뜻하게 하는 음식이나 약물을 복용하여 땀으로 차가운 냉기를 몰아내어 치료하는 것과 유사하다. 하지만 여름철 감기는 오슬오슬 추운 증상이나 몸이 아픈 증상은 별로 없고 찝찝한 미열과 식은땀이 자주 나면서 몸이 나른하며 증상이 심하지는 않지만 오래도록 낫지 않는다. 이때는 양음청열(養陰淸熱)하는 방법을 사용하여 체력을 길러주는 보양식의 음식이나 약물을 복용하면 땀이 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찝찝한 미열과 식은땀은 자연스럽게 물러가게 된다. 질병의 발생 원인이 확연히 차이가 있기에 치료도 확연히 다른 치료법을 사용한다. 최근 비염의 경향을 살펴보면 여름철에 심해지는 비염이 점점 증가하여 사시사철 비염으로 고생하는 환자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증가의 원인은 여러 곳에서 찾을 수 있다. 먼저 점점 한반도가 지구 온난화로 인하여 아열대 기후를 보이고 있어서 평소에 땀을 많이 흘리게 되어 몸의 체력을 저하시키는 기후적인 요인에서 찾을 수 있다. 또한 주상복합과 같은 주거환경은 환기가 잘 되지 않아 강제적인 난방 시스템을 사용하기 때문에 피부의 저항력이 급격이 감소하고 있다. 이로 인해 비염 뿐만 아니라 한냉 알레르기와 같은 또 다른 피부 알레르기 질환도 증가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과거에는 접하기 힘든 랍스타, 새우, 조개 등 해산물을 쉽게 섭취함으로 인하여 몸의 냉기가 점점 증가하여 비염과 같은 알레르기 질환의 증가에 일조하고 있다. 기후 변화는 어쩔 수 없는 시대적인 흐름이고, 주상복합과 같은 주거환경은 금방 바꿀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면 남아 있는 방법은 식생활을 개선하는 방법이 남아 있다. 여름철에 심해지는 비염은 합당한 치료법뿐만 아니라 반드시 식이요법도 꼭 지켜야 빠른 효과를 수 있다. [글 : 남상춘 한의학 박사 (분당 지바고한의원 원장)] [OSEN=생활경제팀]osensta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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