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다시 승부처에서 빛났다. 두산 베어스의 9년차 내야수 정원석(31)이 생애 첫 만루홈런을 터뜨리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정원석은 26일 잠실구장서 열린 우리 히어로즈 전 8회 2사 만루서 상대 우완 송신영을 상대로 천금같은 좌중월 만루포(시즌 2호, 비거리 125m)를 터뜨리며 팀의 7-2 승리를 이끌었다. 이는 자신의 프로 첫 만루포로 더욱 값지게 빛났다. 정원석은 그동안 가능성은 인정 받았으나 정작 실전에서는 확실한 모습을 선보이지 못했다. 뛰어난 손목힘과 안정된 수비력, 빠른 발까지 갖춘 다재다능한 야수였으나 입단 초기에는 주전들의 벽을 넘지 못했다. 상무서 제대한 후에는 요긴한 활약을 펼쳤으나 주전이 아닌 백업 멤버로 펼친 활약이라 눈에 띄지는 않았다. 그러나 최근 정원석의 활약은 눈부셨다. 정원석은 지난 21일 광주 KIA전서 결승 솔로아치로 시즌 마수걸이 홈런에 성공한 데 이어 이날 경기서는 쐐기 만루포로 결정적인 순간 확실하게 빛났다. 정원석은 경기 후 만루홈런을 친 상황에 대해 "앞서 타석에 섰던 (이)성렬이가 삼진으로 아웃되어 좋은 타구를 기록하고자 집중했다. 그동안 교체 멤버로 출장해 귀한 찬스 상황서 더욱 집중한 것이 효과를 보았다"라며 "솔직히 큰 것을 노렸다기보다 밀어친다는 생각으로 나섰는데 운좋게 넘어갔다"라며 당시 상황을 돌아보았다. 생애 첫 만루홈런에 대해 묻자 그는 "솔직히 어안이 벙벙하다. 최근 승부처서 홈런이 나오고 있는 데 그에 대한 이유는 잘 모르겠다. 아무래도 좋은 기회가 왔을 때 더욱 집중하고 '마지막'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타석에 들어선 것이 좋은 타구가 나온 비결이라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올시즌 각오에 대해 묻자 정원석은 "열심히 하는 수밖에 없다. 동료들이 워낙 잘하니 함께 열심히 하면서 팀이나 나 자신이나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이야기했다. chul@osen.co.kr 26일 잠실 두산-히어로즈전 8회말 2사 주자 만루서 두산 정원석이 좌월 만루홈런을 날린 후 미소를 지으며 3루에서 김광수 코치와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잠실=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