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을 때만 사랑? 중년 커플 '연애 열전'
OSEN 기자
발행 2008.06.27 08: 10

‘젊은 사람들만 연예 하라는 법 있나? 우리도 사랑할 권리가 있다!’ 언제나 그랬듯 요즘 드라마 속에는 알콩달콩 핑크빛 사랑얘기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 보면 예전에는 쉽게 다루지 못했거나 불륜으로 비춰지기만 하던 중년층 혹은 노년층의 로맨스가 아기자기하고 예쁘게 그려지고 있다. 이들의 사랑이 로맨스로 비춰질 수 있는 이유는 이들이 모두 ‘싱글’이라는 점에 있다. 그래서 여느 불륜 드라마에서나 볼 법한 애정신이나 러브 라인도 시청자들에게 거부감 없이 진실성 있게 다가갈 수 있는 것이다. 최근 인기리에 방영중인 SBS TV ‘행복합니다’는 이철곤(이계인 분)과 안여사(권기선 분)의 결혼 얘기가 중심이 될 정도로 이들의 사랑 얘기에 관심이 높다. 네 명의 아들을 키우며 홀로 살아온 ‘싱글파더’ 이철곤과 올드미스 안집사와의 풋풋한 연애담은 보는 이들마저 가슴 뛰게 한다. 또 최근 두 사람의 결혼 소식을 접한 세영(이휘향 분)이 충격에 휩싸이면서 앞으로 전개될 두 사부인의 관계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KBS 2TV ‘돌아온 뚝배기’에서도 중년들의 사랑 얘기에 꽃이 피고 있다. 드라마의 초반에는 강사장(김영철 분)과 다방 마담인 가영(이일화 분)의 로맨스에 초점이 맞춰지는가 싶더니 정숙(나영희 분)의 등장으로 이들의 로맨스가 엇갈리고 있는 것. 게다가 가영을 맘에 두고 있는 종업원 안동팔(정승호 분)까지 사랑 쟁탈전에 뛰어 들면서 본격적인 사각관계가 형성됐다. 가볍고 코믹하게 그려지고 있는 ‘돌아온 뚝배기’ 중년 4인방의 사랑은 시청자들에게 소박한 웃음을 선사하고 있다. MBC TV ‘춘자가 경사났네’에서도 춘자(고두심 분)와 달삼(김병세 분), 대팔(강남길 분)의 삼각관계가 본격적으로 그려질 전망이어서 세 사람의 러브라인에 궁금증이 증폭되고 있다. 또 SBS TV ‘애자 언니 민자’에서 역시 ‘싱글맘’인 민자(차화연 분)의 인생과 사랑이 드라마의 중심을 이루면서 더 이상 가족을 위해 희생하고 봉사하는 우리 어머니들의 이미지에 국한되지 않고 당당히 자신의 사랑을 찾아나서는 적극적인 인물들이 드라마를 통해 그려지고 있다. 여기 '나이는 그저 숫자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는 황혼의 로맨스로 있다. KBS 2TV 주말드라마 ‘엄마가 뿔났다’는 시아버지 나충복(이순재 분)과 영숙(전양자 분)의 늦깎이 사랑이 한창이다. 충복은 영숙과의 만남에 매일 설렘을 감추지 못하고, 감기를 무릅쓰고도 영숙과의 산책을 위해 고집을 부려 데이트를 나가는 등 소년처럼 순수한 사랑을 이어나가고 있다. 그 동안 젊은 사람들만의 전유물로만 보여지던 사랑얘기에서 이제는 중노년의 로맨스가 드라마 속에서 당당히 다뤄지면서 나이와 사랑의 감정은 절대 비례하지 않는 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 오히려 젊은이들의 사랑 못지 않은 순수한 사랑이 그려지면서 시청자들의 더 큰 공감을 사고 있다. 드라마 속 사랑 얘기가 더욱 풍부해지고 성숙해지면서 그 동안 연애를 하면서도 당당하지 못하고 숨겨야만 했던 중년 싱글들의 마음 속에 ‘우리도 사랑할 수 있다’는 잔잔한 물결을 일으킴과 동시에 더 아름다운 핑크빛 로맨스를 꿈꾸게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ricky337@osen.co.kr SBS '행복합니다', KBS '돌아온 뚝배기', KBS '엄마가 뿔났다' 방송장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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