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에 젖은 솜처럼 KTF의 행보가 갈수록 무거워지고 있다. 2008시즌 프로리그가 시즌 말미로 향해 달려가고 있는 시점에 여기저기서 터져나오는 악재들 때문. 아직 좀 더 지켜볼 일이지만 시즌 초반 "시즌 마무리 시점 쯤에는 광안리 직행을 확정짓겠다"는 김철 감독의 호언과는 전혀 다른 양상이 벌어지고 있다. 6월 들어 27일 현재까지 KTF가 거둔 성적은 2승 3패. 5월 5승 2패의 성적으로 호조를 보였던것과는 다르다. 연승 뒤의 패배가 아닌 연패 뒤의 승리로 간신히 5위에 턱걸이 하고 있다. 김철 감독도 "답답하다"며 말을 아끼고 있는 실정. 이렇다 보니 성큼 달아나려는 선두권 팀을 쫓아가기 보다는 차칫하다 바짝 뒤쫓고 있는 중위권 팀들에게도 추월 당할 형국이다. 시즌 중반 치열하게 선두권 싸움을 할 때만 해도 고지가 멀지 않았다고 자평했던 것과는 달리 부진의 주원인은 이영호의 부진. 누구도 상대할 자가 없었던 승리공식 이영호가 상대들의 맞춤 전략에 무너지며 한계를 보이고 있다. 그래도 가장 믿을 만한 카드가 이영호라는 점이 더욱 안타깝다. 이영호의 페이스가 떨어진 것과 동시에 뒤에서 받쳐주던 믿음의 팀플레이와 신예들이 제 몫을 못해주는 것도 큰 고민. 일시적인 현상일 수 있지만 개인전 백업이었던 프로토스 이영호, 배병우가 잇달아 무너졌고, 황태자 김윤환도 살얼음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무엇보다 믿었던 팀플레이가 흔들리는 것도 심각한 문제. 박정석이 임재덕과 홍진호와 번갈아 짝을 맞춰 분발하고 있지만 팀플레이 명가 KTF 답지 않은 경기력이 심심찮게 나오고 있다. 또 팀플의 핵심 박정석이 군 입대 쪽으로 방향을 굳히면서 생기게 될 공백도 벌써부터 큰 걱정거리이다. 벌써부터 걱정할 문제는 아니지만 KTF에는 큰 스트레스로 작용하고 있다. 악재는 여기서 끝이 아니다. 2008시즌 성적이 부진할 경우 감독이 해임된다는 소문도 나돌고 있다. 불난 집에 부채질도 아닌 기름을 부은 정도로 악재가 끊이질 않고 있다. 한가지 위안거리라면 강민이 살아나고 있는 점. 김철 감독은 "놓쳐서는 안될 중요한 경기들을 놓치면서 일이 어렵게 풀리고 있다. 남은 3경기 사력을 다해 전승을 만들어내겠다. 강팀들만 남았지만 이번 고비를 기회로 생각하겠다"고 마음을 다 잡았다. 광안리서 우승을 따내는 것을 목표로 잡았던 KTF가 앞으로 내닫기 보다는 자꾸 뒷덜미를 잡히고 있다는 느낌이다. OSEN 고용준 기자 scrapper@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