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수' 도재욱, 우승 향해 거침없는 질주
OSEN 기자
발행 2008.06.28 07: 53

"굉장하다. 이제는 물량 뿐만 아니라 두둑한 뱃심있는 전략이 가미됐다". 지난 27일 서울 용산 e스포츠 상설경기장에서 열린 '에버 스타리그 2008' 4강전서 도재욱(19, SK텔레콤)이 박찬수(21, 온게임넷)를 상대로 짜릿한 3-2 역전승을 거두자 방송으로 경기를 지켜보던 사람들은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0-2 상황을 뒤집은 뚝심도 놀라웠지만 벼랑끝에 몰려있는 상황에서도 평정심을 잃지 않고 끈기있게 달려든 승부 근성과 이제는 전략과 전술 운용 3박자가 골고루 맞아떨어지는 느낌이라고 프로게임단 선수들과 팬들은 칭찬을 쏟아냈다. '신한은행 프로리그 2007' 전기리그로 데뷔한 도재욱은 입단 전부터 관계자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SK텔레콤 연습생 시절인 2006년 WCG 국내 선발전서 전년도 챔피언인 이재훈(27, 공군)을 잡아내며 8강까지 올라갔다. 8강전서도 전상욱을 상대로 한 판을 따내며 만만치 않은 실력을 과시했다. 2007년 후기리그부터 팀의 주전으로 도약한 그는 2008년 비로소 완성형 프로토스로 거듭났다. MBC게임서 SK텔레콤으로 이적한 '혁명가' 김택용(19)의 짜임새 있는 경기 운영과 '악마 토스'로 명성을 떨치던 박용욱이 코치로 곁에 있자 우직하게 힘으로 상대를 제압하던 선수에 날카로운 전략이 가미돼 상대들을 압도하기 시작했다. 이번 스타리그서도 도재욱의 행보는 흥미롭기 그지없다. 이윤열 송병구 허영무 등 난적들이 즐비했던 B조에 속해있던 도재욱은 파죽의 3전 전승으로 당당하게 B조 1위를 거머쥔다. 그 기세는 8강까지 이어져 전략형 토스의 대명사인 박영민 마저 격침시키며 4강에 안착했다. 무려 스타리그서 5연승을 이어가며 강력한 우승후보로 떠올랐다. 그러나 도재욱이 4강까지 갔던 과정은 그의 전부가 아니었다. 4강전서 0-2로 뒤지자 드디어 도재욱은 자신의 모든 것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프로토스는 저그를 상대로 절대로 이길 수 없단는 '화랑도'도 한 동작만 아차해도 패배로 직결되는 불안감도 도재욱의 승리를 막을 수는 없었다. 도재욱의 경기를 지켜본 프로게임단 관계자는 "정말이지 겁이 없는 것 같다. 저 정도로 핀치에 몰리면 위축될 법도 한데 긴장한 구석은 찾을 수가 없다"고 평가했다. 결승까지 겁없이 올라간 도재욱의 다음 상대는 박성준과 손찬웅 경기의 승자. 어느 선수가 올라가던 도재욱의 상승세에 바짝 긴장할 것이 분명하다. 도재욱의 경기를 지켜본 STX '투신' 박성준(22)은 "참 잘한다. 저그전이 참 많이 늘었다. 소홀하게 연습하면 이기기 힘들겠다"고 경기를 평했다. 도재욱의 거침없는 상승세에 흐뭇한 것은 SK텔레콤 T1. 프로리그서는 확실한 1승 카드로 개인리그서는 최연성(25) 코치가 2005시즌 마지막을 화려하게 장식했던 '신한은행 스타리그' 우승 이후 2년 3개월만에 결승 진출에 성공하며 전통의 강호 SK텔레콤의 자존심을 지켜냈다. 이제 남은 것은 오는 7월 12일 인천 삼산월드 체육관서 열리는 결승전 뿐. 남은 결승전서 도재욱이 어떤 경기력으로 한 편의 드라마를 완성시킬지 지켜볼 팬들은 즐거울 뿐이다. scrapp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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