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장안의 화제였던 KBS '미녀들의 수다'(이하 미수다)가 최근 여론의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수다는 줄고 애교만 늘었다는 비난에다 세계각국 미녀 출연자들이 돈벌이에만 급급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이번주 한 일본 시계회사의 신제품 발표회장. '미수다' 출연 미녀 몇 명이 게스트 겸 모델로 나서 시민들의 주목을 끄는 데 앞장 섰다. '미수다'가 인기를 끌면서 출연진에게 각종 행사 섭외가 쏟아지는 건 오래전부터다. 제작진은 '출연진의 연예 활동 등을 금지한다'고 하지만 실제 사오리와 에바, 자밀라 등 출연 기간 동안에도 공공연히 연예계 데뷔에 나선 미녀가 한 둘이 아니다. 또 일반 기업의 행사 참가도 사실상 연예인 수준 대접을 받고 있어 눈 가리고 아웅인 셈. '미수다' 제작진은 '한국에 거주하는 외국인 여성들이 본 한국의 문화, 그리고 한국 남자들은 과연 어떤 모습일까? 국내에 거주하며 우리나라를 몸소 체험한, 각국의 외국인 여성 16명으로 눈으로 한국인들의 현 주소를 재치있게 풀어본다'고 홈페이지에 기획 의도를 밝히고 있다. 이같은 의도는 방송 초반, 일반 시청자의 호응을 얻으면서 출연 미녀들과 '미수다'의 인기가 동반 상승하는 계기를 만들었다. 그러나 최근 '미수다'는 월요일 심야 예능 프로그램의 경쟁이 치열해진데다 아이템 고갈, 수다 실력 좋은 원조 미녀들의 이탈 등으로 힘이 빠지는 모습이 뚜렷하다. 여기에 케이블 방송에서나 볼수 있을 법한 선정적인 주제와 발언이 자주 등장하면서 손가락질을 받는 중이다. 출연자의 어색한 한국어 욕설 장면이 소리만 묵음 처리돼 방송되는가 하면 성적인 면의 개인 사생활을 공개하는 경우가 부쩍 잦아졌다. 앙케트 소재가 ‘지금까지 들어본 최고의 작업 멘트는’ ‘한국 남자와 헤어진 이유’ 등 자극적으로 변한 탓이 컸다. 여기에 MC 남희석과 남성 게스트들의 돌발 질문도 금기를 넘어서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고 있다. 가장 큰 문제점은 '미수다'에서 수다꾼들이 사라졌다는 사실이다. 말솜씨와 재치 보다 미모를 강조하는 측면이 강해지면서 전반적인 토크쇼의 재미를 상실했다. 레슬리, 루베이다, 따루, 사오리, 디나, 준코 등이 수다꾼들이 여러가지 이유로 빠져나간 뒤, 유쾌한 수다로 시청자들에게 사랑 받는 멤버가 별로 눈에 띄지 않고 있다. 이에 제작진은 ‘수다꾼’의 부재를 해결하기 위해 말실력은 떨어져도 캐릭터가 강한 브로닌 등을 투입, 한 때 큰 효과를 봤다. 그렇지만 브로닌의 한국어 실력은 아직 초급 수준 정도. 수다꾼들 속에서는 그나마 빛을 발하지만 전체 분위기를 이끌고 나가기에는 역부족이다. 또 교태와 비음으로 주목을 받았던 모델 출신의 자밀라 등 톱미녀를 캐스팅한 결과도 실패로 돌아갔다. 결국 '미수다'에는 무엇보다 미녀들의 재치있는 수다가 필요하다는 사실만을 깨우쳤다. 2006년 추석 특집으로 방영됐다가 정규 프로그램으로 자리를 잡은 '미수다'가 하루빨리 본연의 신선한 수다 토크쇼로 복귀하기를 시청자들은 기대하고 있다. mcgwire@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