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상학 객원기자] KIA 신인 외야수 나지완(23)은 올 시즌 강력한 신인왕 후보였다. 단국대를 졸업하고 2차 1번으로 지명돼 KIA에 입단한 나지완은 시범경기에서 44타수 14안타, 타율 3할1푼8리·2홈런·7타점으로 활약하며 조범현 감독으로부터 눈도장을 받는데 성공했고 KIA 구단 사상 처음이자 1995년 롯데 마해영 이후 13년 만에 개막전 4번 타자로 시즌을 시작했다. 그러나 4번으로 나온 개막 첫 2경기에서 6타수 무안타에 그치면서 부진이 시작됐다. 4번 중압감을 이기지 못하고 타순이 내려은 나지완은 프로의 높은 벽에 부딪치며 지난 4월18일 프로 데뷔 첫 2군행 통보를 받았다. 4월29일 1군으로 복귀했지만 4일 만인 5월3일 다시 2군으로 내려갔고 5월18일 복귀 후 이달 2일 또 다시 2군으로 내려가는 등 1군과 2군을 오르내렸다. 1군 무대에서 짧은 기간 동안 무엇을 보여준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았다. 2군으로 내려가기만 3차례나 반복했다. 그리고 지난 26일 청주 한화전을 앞두고 나지완은 다시 한 번 1군행 통보를 받았다. 1군 복귀 당일 출장기회를 얻지 못한 나지완에게 지난 27일 사직 롯데전에서 뜻밖의 기회가 찾아왔다. 3번 타자 겸 좌익수로 선발출장한 김원섭이 1회초 홈으로 쇄도하다 롯데 포수 강민호와 부딪쳐 허벅지 부상을 당하며 대수비로 출장기회를 잡은 나지완은 4타수 3안타 2타점으로 깜짝 활약을 펼쳤다. 3회초 깨끗한 중전 안타로 선제 결승타를 기록했고, 5회에도 중전 안타를 때렸다. 7회초에는 좌중간을 가르는 2루타까지 작렬했다. 프로 데뷔 첫 결승타이자 3안타를 쳐내며 팀의 6-2 승리를 이끌었다. 이날 경기 전까지 나지완은 올 시즌 24경기에서 43타수 7안타로 타율 1할6푼3리·1타점으로 성적이 형편없었다. 득점권에서도 11타수 1안타로 찬스를 거듭 끊어 먹었다. 강력한 신인왕 후보는 어디에도 없었다. 하지만 이날 경기에서는 나지완은 2차례 득점권 찬스 때마다 적시타를 터뜨리며 중심타선에서 해결사 노릇을 확실히 해냈다. 김원섭의 예기치 못한 부상으로 그늘졌던 조범현 감독의 표정도 나지완의 예기치 못한 활약으로 안도감이 흘렀다. 나지완은 “이제 부담을 가질 시기는 지났다”고 말했다. 1군과 2군을 수없이 오르내렸지만 오히려 부담을 갖는 것이 좋지 않다는 것을 깨달은 것이다. 나지완은 “2군에서는 잘쳤다. 하지만 1군은 확실히 투수들의 변화구 수준이 다르다”며 1군에서의 고전 이유를 설명했다. 올 시즌 나지완은 2군 28경기에서 101타수 32안타로 타율 3할1푼7리·4홈런·16타점·20삼진을 마크했다. 나지완은 “이제부터 1군에서 못하면 결국 못하는 것이다. 부담감은 핑계일 뿐이다. 실력으로 성적을 내는 수밖에 없다”며 비장한 각오를 드러내고 있다. 올 시즌 KIA 타선은 무게감 중심타자의 부재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형편이다. 메이저리그 출신 최희섭이 일찌감치 부상과 부진으로 아웃돼 조범현 감독으로 하여금 두통을 일으켰고, 이재주는 폭풍처럼 활약하다 폭풍처럼 2군으로 갔다. 결국 장성호가 집중적인 견제를 받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나지완이 어렵게 다시 잡은 기회를 살릴 조짐이다. 과연 나지완이 힘빠진 KIA의 중심타선에 힘다운 힘을 보탤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