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 만발한 뉴욕 '버스시리즈'
OSEN 기자
발행 2008.06.29 05: 37

[OSEN=탬파, 김형태 특파원] 28일(이하 한국시간) 뉴욕에서 열린 뉴욕 양키스와 뉴욕 메츠의 더블헤더는 서브웨이시리즈가 아닌 '버스 시리즈'였다. 하루에 두 경기장을 오가는 흔치 않은 일정으로 두 구단은 버스를 대절해 상대팀 경기장을 오갔다. '원정'을 떠나려면 비행기를 타는 것이 상식인 메이저리그이지만 한 도시에서 두 경기가 열린 까닭에 브롱스와 퀸스를 버스로 오갔다. 인터리그로 열리는 이번 주말 3연전은 메츠의 홈구장 셰이스타디움에서 치르기로 돼 있다. 그런데 지난달 브롱스에서 열릴 예정이던 두 팀의 경기가 비로 취소되는 바람에 이날 낮 경기로 추가 편성돼 두 팀 선수들은 바쁘게 움직여야 했다. 우선 가장 바빴던 구단은 양키스. 전날 피츠버그 원정 경기가 비로 취소돼 자정 넘어 비행기편으로 돌아온 이들은 양키스타디움에서의 1차전을 마치자마자 부리나케 버스에 올라타 셰이스타디움으로 향했다. 현지시간 오후 8시10분 경기를 약 1시간 남겨두고 도착한 선수들은 숨돌릴 틈도 없이 사복을 원정경기 유니폼으로 갈아입느라 북새통을 이뤘다. 7시 15분에 도착했지만 짐이 도착하지 않아 7시 40분까지 기다리다 그제서야 허겁지겁 경기 준비에 나섰다. 조 지라디 감독은 경기 라인업카드를 전달하기 위해 땀을 뻘뻘 흘리며 경기장 안쪽 복도를 전력질주했다. 메츠 선수들도 바쁘긴 마찬가지. 이날 오전 셰이스타디움에 집결해 구단 버스를 타고 브롱스로 이동한 이들은 경기를 마친 뒤 샤워를 할 새도 없이 땀과 흙이 범벅이 된 원정유니폼 상태로 홈구장 셰이스타디움에 도착했다. 그리고 하얀색 홈경기 유니폼으로 급히 바꿔입은 뒤에야 경기에 나설 수 있었다. 조 지라디 양키스 감독은 분주했던 이날에 대해 "고등학교나 서머리그에서나 경험했던 일이다. 더블헤더 2차전을 위해 이런 난리를 친 기억이 새롭다"고 말했다. 1차전을 마친 양팀은 다행히 경찰의 에스코트를 받아 뉴욕의 지옥같은 교통체증을 20분 만에 뚫고 경기 시간에 맞춰 필드에 나설 수 있었다. 경기 내적으로도 화제가 만발했다. 메츠의 카를로스 델가도는 1차전에서만 9타점을 올려 메츠 구단 신기록을 세웠다. 특히 2개의 아치 가운데에는 만루홈런이 포함돼 있는데, 이는 2006년 8월30일 데이빗 라이트가 콜로라도전에서 기록한 이후 270경기 만에 메츠 선수가 쳐낸 그랜드슬램이었다. 델가도와 카를로스 벨트란, 라이트는 합쳐 15타점을 기록하며 '베이브 루스가 지은 집'이라는 양키스타디움의 닉네임을 무색케 했다. 양키스 주장 데릭 지터는 1차전 3회 개인 통산 400번째 2루타를 기록했다. 올 시즌 알렉스 로드리게스, 자니 데이먼에 이은 3번째 금자탑. 3명의 팀동료가 같은 시즌에 400 2루타를 달성한 것은 메이저리그 역사상 처음이다. 또 양팀은 상대팀 경기장에서 서로 대승의 전과를 나눠가졌다. 1차전에서 메츠가 15-6으로 대승하자 양키스는 퀀스로 옮겨 치러진 2차전을 9-0으로 완승했다. 일라이어스 스포츠 뷰로에 따르면 더블헤더에서 두 팀이 각각 9점차 이상의 승리를 반분한 것은 메이저리그 사상 3번째다. 2차전의 영웅은 시드니 폰손이었다. '팀내 불화'를 이유로 텍사스에서 방출됐던 폰손은 양키스 유니폼을 입고 처음 등판한 이날 6이닝 5피안타 무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왕젠밍의 부상으로 신음하던 양키스에 한 줄기 빛이 됐다. 이에 반해 메츠 선발 페드로 마르티네스는 5⅔이닝 6피안타 6실점으로 난타를 당하며 패전의 멍에를 썼다. 마르티네스의 방어율은 7.12까지 치솟았다. 한편 이날 두팀의 경기에는 모두 10만명이 넘는 대관중이 운집해 이들의 뉴욕 '홈&어웨이'를 만끽했다. 양키스타디움 1차전을 찾은 관중은 5만 4978명, 셰이스타디움에서 관전한 팬의 수는 5만 6038명이었다. workhorse@osen.co.kr .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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