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상학 객원기자] 한화에게 햇살이 비치고 있다. 한화는 지난 28일 문학 SK전에서 2-0으로 승리하며 보름 만에 롯데를 제치고 단독 3위로 뛰어올랐다. 이날 승리는 단순한 1승이 아니었다. 팔꿈치 통증과 제구력 난조로 고전하던 ‘괴물 에이스’ 류현진이 막강 SK 타선을 상대로 9이닝 4피안타 무사사구 8탈삼진 무실점이라는 완벽한 피칭으로 올 시즌 첫 완봉승을 거뒀기 때문이다. 팀 타율 3할을 바라보는 SK 타선이 무득점으로 막힌 것은 올 시즌 세 번째이며 한 투수에게 영봉패로 눌린 것은 처음이었다. 이날 경기 후 한화 김인식 감독은 “류현진이 오랜만에 완투했다. 볼끝에 힘도 좋았고 투구수도 109개밖에 되지 않았다. 초구부터 공격적으로 피칭을 하다 보니 투구수를 절약할 수 있었다”며 “류현진이 오늘 같은 피칭을 계속 보여준다면 우리에게도 조금 희망이 있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류현진도 “남은 경기에서도 잘 던져 감독님을 기쁘게 해드리겠다”고 에이스답게 화답했다. 류현진은 “팔꿈치는 아프지 않다. 문제없다”고 몸 상태에도 자신감을 드러냈다. 팔꿈치 통증으로 6월초 열흘간 휴식을 취한 류현진은 1군 엔트리 복귀 후 4경기에서 2승2패 방어율 4.07을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직구 구속이 올라오고 있다는 점. 최고 150km 직구가 꽂히자 체인지업도 효과적으로 먹혀들고 있다. 탈삼진 8개는 올 시즌 류현진의 개인 최다 탈삼진이었다. SK 김성근 감독조차 “공이 날리지도 않고 컨트롤이 안정돼 있었다. 오늘 같이 던진다면 타자들이 류현진의 공을 제대로 칠 수 없을 것이다”고 극찬할 정도로 압도적인 피칭이었다. 류현진의 부활은 한화 팀 전체에도 매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올 시즌 한화의 실질적인 에이스는 ‘최고령 선수’ 송진우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한화 선발진은 취약했다. 하지만 류현진이 1승을 보장하는 에이스로 돌아옴으로써 선발진이 무게감을 갖출 수 있게 됐다. 페넌트레이스에서 1승을 보장하는 에이스의 존재는 매우 크다. 또한, 불펜도 보다 더 탄력적으로 운용하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최대한 많은 투구이닝을 소화하는 ‘이닝이터’ 류현진이라면 자연스럽게 불펜의 부담도 덜어지게 된다. 올 시즌 한화의 불펜은 윤규진과 마정길에 대한 의존도가 절대적이었다. 시즌 초반부터 마당쇠 노릇을 해낸 윤규진은 결국 어깨가 탈이 난 바람에 당분간 전력에서 제외된 상태. 이상군 투수코치는 “선수 보호차원”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제는 마정길이 바통을 이어받고 있다. 하지만 류현진이 선발진 중심을 잡아줌으로써 전반적인 마운드 운용이 원활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이 같은 에이스의 존재감은 팀 전체에도 긍정적인 시너지 효과를 일으키는 법이다. 3루 수비의 꽃이 무엇인지 몸소 입증한 이범호는 득점으로 이어진 병살타를 치고도 박수받았다. 에이스가 나오는 날에만 가능한 일이다.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