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상학 객원기자] 한화 주전 포수 신경현이 “신인왕 후보”라며 추천하는 선수가 있다. 성균관대를 졸업하고 2차 2번으로 지명돼 한화에 입단한 신인 포수 이희근(23)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신경현은 “신인왕 후보가 피곤하면 되겠나”라며 농담을 던지면서도 “앞으로 우리 팀을 이끌어갈 포수”라고 덕담을 아끼지 않고 있다. 지금 현재는 엄연한 경쟁자이지만 이희근이 팀의 미래라는 점은 신경현도 부인하지 않는다. 그러나 이희근은 이번주 내내 경기에 출장하지 않고 있다. 지난 24일 청주 KIA전부터 28일 문학 SK전까지 5경기 연속 결장했다. 신경현이 5경기에서 47이닝을 모두 소화했다. 지난달 2군에 다녀온 뒤로 신경현은 공수양면에서 부쩍 향상된 모습으로 팀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다. 불방망이 타격도 대단하지만, 베테랑으로서 투수리드가 안정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호근 배터리코치는 “커리어가 있는 포수 아닌가”라며 믿음을 보냈다. 하지만 신경현의 대활약만큼 이희근도 체력적으로 부담을 느끼고 있는 상황이다. 이희근은 “나는 아직 못 느끼는데 주위에서 체력적으로 많이 지쳐 보인다고 말씀하신다”고 말했다. 올 시즌 이희근은 유일하게 풀타임 1군 멤버로 활약하고 있는 신인 포수로 276⅓이닝이나 마스크를 썼다. 김인식 감독은 “송구 하나는 괜찮다”며 시즌 초반부터 이희근을 밀어주고 있다. 다만 체력적으로 부담을 느끼는 만큼 쉬어가는 시간을 주고 있다. 김호근 코치도 “신인 포수의 첫 시즌은 체력적으로 특히 힘들다. 적절한 휴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신인 포수로 1군에서 풀타임 시즌을 보내고 있지만 이희근에게는 여전히 프로는 쉽지 않은 곳이다. 이희근은 “아직도 많이 어렵다. 역시 프로는 다르다. 부족하지만 하나하나 배워가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난 여러모로 많이 부족하다. 2군에도 좋은 포수들이 많은데 뭐 때문에 내가 이렇게 기회를 얻는지 말 모르겠다. 그저 기회를 주는 코칭스태프에 감사하고 기대에 부응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김호근 코치는 “수비능력이 좋다. 그런데 너무 칭찬만 해서는 안 된다. 부족한 부분이 많지만 발전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사실 한화는 예부터 포수가 가장 큰 취약 포지션이었다. 하지만 신경현이 2004년부터 주전 포수로 자리매김하며 2005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 연속 팀을 포스트시즌으로 이끌었다. 그러나 장기집권의 독은 매너리즘이다. 올 시즌 초반 신경현은 매너리즘에 빠진 모습을 보였고 김인식 감독으로부터도 호된 질책을 받았다. 하지만 신인 이희근의 등장으로 신경현도 변했다. 김호근 코치는 “아무래도 선의의 경쟁이 주는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 두 선수의 장점을 잘 취합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 시즌 이희근은 51경기에서 97타수 20안타, 타율 2할6리·9타점에 도루저지율 2할7리를 기록 중이다. 개인성적은 크게 보잘 것 없지만 이희근의 보이지 않는 존재감은 한화의 현재를 더욱 강하게 만들고, 미래의 한화를 보다 밝게 비추고 있다.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