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리얼 버라이어티의 원조라는 MBC '무한도전'이 후발 주자 KBS '1박2일'에게 완전히 밀리는 양상이다. '1박2일'의 '무한도전' 따라하기를 질타했던 비난 여론도 쑥 들어간 지 오래다. 왜? 올해들어 '무한도전'은 갈수록 매니아나 특정 연령층을 대상으로, 시청자 폭을 스스로 제한하는 듯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인기 정점에 섰을 때 하하의 공익근무 입소 환송을 이유로 몇 회를 낭비한 것부터가 패착이 됐다. '무한도전'의 기발한 소재와 캐릭터 특성, 멤버 간 오랜 호흡에서 묻어나오는 주고받기 개그 등 리얼 버라이어티의 묘미에 빠져들었던 상당수 30대 이상 시청자들이 이 때부터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걸핏하면 두손 모아 '무한도전'만을 강조하는 출연과 제작진의 자부심이 오히려 역효과를 낸 것으로 보인다. 또 하하의 이탈로 5인 멤버가 되면서 기존의 환상 팀워크와 팀칼러에 균열이 엿보였다. 30%선를 웃돌던 시청률이 3월 이후 10% 중후반대로 고정되다시피 한 게 그 방증이다. 출연자 매니저와 제작 스태프 등이 본격적으로 예능 프로그램에 얼굴을 내비치는 포맷은 '무한도전'이 먼저 도입했다. 이같은 시도는 고정 멤버들만의 계속되는 진행으로 자칫 식상해지기 쉬웠던 리얼 버라이어티에 생명력을 불어넣었다. 시민과 농민 속으로 6인 멤버들이 끈끈하게 어우러져 들어가 만들어내는 큰 웃음도 바로 '무한도전'만의 매력으로 작용했다. 지난 한햇동안 '무한도전' 신드롬이 전국을 강타했던 배경이다. 그러나 '1박2일'이 똑같은 6인 구성에 야생 체험을 강조하며 따라올 때 '무한도전'은 스스로 장점을 잃고 무너지는 모습을 보였다. 후발주자가 약점은 보완하고 장점은 강화해서 도전을 청할 때, 자만에 빠져 총알없는 권총으로 결투에 나선 꼴이다. '1박2일'은 최근 리얼 버라이어티의 묘미를 시청자에게 잔뜩 선사하면서 순간 시청률 43%를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방송 시간대가 일요일 저녁으로 '무한도전'과 다르지만 객관적인 시청률 비교에서 큰 차로 앞서나가고 있다. 먼저 '1박2일'은 제작 및 출연진의 순발력을 발판 삼아서 순간적인 이벤트 생산에 능하다. 전국노래자랑 참가, 지방 대학 게릴라 공연이나 해병대와 강호동의 씨름 대결 등에서 별다른 설정의 냄새 없이 시청자에게 긴박감을 안기고 있다. 여기에 이명한 PD를 비롯한 전 스태프와 출연진 매니저가 능동적으로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고정 6인 멤버만의 진행으로는 극복하기 어려운 '식상함'과 '단조로움'의 한계를 자연스럽게 극복하는 중이다. 두 가지 모두 '무한도전'이 '1박2일'에 앞서 사용했고 효과를 톡톡히 맛봤던 방법들이다. 리얼 버라이어티의 백미를 시청자에게 맛보인 '무한도전'이 자아도취의 강한 향에 빠져 있을 때, 오히려 후발 경쟁주자가 실리를 거뒀다는 게 방송가의 지적이다. 28일 '무한도전' 전국 시청률은 AGB닐슨 조사결과 16.9%를 기록했다. mcgwire@osen.co.kr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