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치 2000년대 초반 미국 메이저리그를 주름잡았던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의 좌완 듀오인 마크 멀더(31.세인트루이스)와 배리 지토(30.샌프란시스코)를 연상케 한다. 우리 히어로즈의 좌완 ‘원투펀치’인 마일영(27)과 장원삼(25)이 멀더와 지토처럼 빠른 볼과 변화구의 안정된 컨트롤로 타자들을 요리하고 있다. 비록 팀전력이 약해 승수는 많이 쌓지 못했지만 등판 때마다 인상적인 투구를 펼치고 있다. 특히 최근 경기에서는 물오른 투구로 승수사냥에도 가속도를 붙이고 있다. 히어로즈는 둘의 호투에 힘입어 연패에서 벗어나 상승세의 발판을 다지고 있다. 둘은 주말 LG전서 나란히 승수추가에 성공했다. 장원삼이 지난 27일 선발 등판서 완봉승을 따내며 시즌 5승째를 올렸고 마일영이 다음날 6이닝 1실점 호투로 시즌 7승째를 거뒀다. 둘다 최근 3연승의 호조이다. 방어율은 장원삼이 2.84, 마일영이 2.99로 나란히 5, 6위에 랭크돼 있다. 2000년대 초반 멀더와 지토가 20승 이상씩을 올릴 때만큼 강렬하지는 않지만 최고의 좌완 듀오로 히어로즈의 간판 투수가 돼가고 있다. 커브와 체인지업이 좋은 멀더와 '무지개 커브'의 지토는 지금은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지만 200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메이저리그의 최고 좌완 특급 선발로 맹위를 떨쳤다. 마일영과 장원삼도 멀더와 지토처럼 비슷한 연배로 절친한 선후배 사이이다. 지난 28일 9회초 수비때 LG 타선이 히어로즈 구원 황두성을 몰아붙여 맹추격을 전개할 때 장원삼이 옆에서 경기를 지켜보던 마일영에게 ‘형 승리 날라가는거 아냐’라는 식으로 장난을 치며 약을 올리는 장면이 TV에 나왔다. 이어 마일영이 장원삼의 머리를 감싸쥐고 꿀밤을 먹이는 등 다정한 선후배 모습이었다. 마산용마고-경성대를 졸업한 장원삼은 140km 초반의 빠른 볼과 슬라이더, 체인지업을 자로 잰듯한 컨트롤로 타자들을 요리한다. 2006년 신인 때부터 선발 로테이션의 한 축을 맡아 올해도 두자리 승수에 도전하고 있다. 고교졸업(대전고) 후 곧바로 프로무대에 뛰어든 마일영은 신인때부터 묵직한 직구가 일품이었다. 지난 해 군복무를 마치고 복귀한 후 올 시즌 본격적으로 선발 로테이션에 재합류, 너클 볼 등 변화구 레퍼터리를 추가하며 붙박이 선발 투수로 맹활약하고 있다. 오클랜드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멀더와 지토처럼 마일영과 장원삼이 히어로즈를 강호로 이끌 것인지 지켜볼 일이다. sun@osen.co.kr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