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오스 약물 파동'과 도핑 테스트의 필요성
OSEN 기자
발행 2008.06.29 13: 43

대한해협 건너 날아든 다니엘 리오스(36. 전 야쿠르트)의 '약물 파동'은 국내 야구팬들의 마음까지 뒤흔들어 놓았다. 일본야구기구(NPB)는 지난 28일 "리오스의 도핑 테스트 결과 금지 약물인 하이드록시스타노조롤(hydroxystanozorol)이 검출되었다"라고 밝혔다. 리오스의 소속팀인 야쿠르트 또한 11경기에 출장해 2승 7패 방어율 5.46로 부진한 모습을 보인 외국인 투수를 전격 방출하면서 사태를 수습하고자 진땀을 흘렸다. 국내 무대서 뛴 외국인 선수가 약물로 인해 해외 무대서 물의를 일으킨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시즌 롯데 자이언츠서 중도 퇴출된 '초량의 별' 펠릭스 호세 또한 멕시칸 리그서 약물 검출로 인해 물의를 일으켰다. 2005년에는 약물과다 복용으로 선수가 사망하는 비극까지 벌어졌다. 2005년 10월 3일 대만 리그 성타이 코브라스의 외국인 타자 마리오 엔카나시온은 팀 숙소서 변사체로 발견되었다. 사인은 약물과다 복용. 인체에 주입하는 것이 아닌 말에게 주입하는 근육 강화제를 투여했다가 쇼크로 사망한 것이다. 2005시즌 중반 암페타민 성분 검출로 2주간 출장정지 조치를 받기도 했던 엔카나시온은 2003, 2004시즌 롯데서 '이시온'이라는 이름으로 활약했다. 위의 세 경우 모두 구단 차원이 아닌 선수 개인이 약물을 투여한 경우로 볼 수 있다. 28일 잠실구장서 만난 두산 구단의 한 관계자 또한 큰 충격을 받은 표정으로 "야구 외적으로도 좋은 본보기가 되었던 리오스가 약물로 문제를 일으킬 줄은 몰랐다"라고 밝혔다. 과거 단아한 이미지로 인기를 모았던 여자 연예인이 필로폰 투약으로 인해 나락으로 떨어졌던 것처럼 리오스 또한 이미지에 큰 손상을 입게 되었다. 지난 시즌 22승 5패, 방어율 2.07로 국내 무대를 지배했던 투수였기에 야구 팬들의 비난은 더욱 극심하게 번지고 있다. 일본의 경우는 금지 약물에 대해 엄격한 규정을 두고 있다. 프로야구 선수가 첫 출전했던 2000년 시드니 올림픽 때부터 도핑 검사를 시작한 일본은 2007년 이후 견책-1~10게임 공식전 출장정지-1년 이하 공식전 출장정지-무기한 출장 정지 등 4단계식 징계 규정을 만들어 놓고 선수들에 엄격한 잣대를 내세우고 있다. 이승엽(32. 요미우리)의 경우를 보면 일본이 얼마나 약물에 관해 엄격한지 알 수 있다. 매년 2월께 구단측으로부터 도핑 관련 교육을 받고 책자를 통해 금지약물을 확실하게 주지받는다. 감기약도 구단 트레이너가 주는 것만 먹을 수 있고 사소한 약도 일일이 트레이너에게 보고 후 복용한다. 진통제 주사를 맞을 경우에도 의사와 선수, 트레이너가 상의한 후 시행한다. 복용 사실은 보고서에 날짜와 시간을 적은 뒤 마지막에 선수 자신이 서명한다. 여름나기를 위한 보양식 또한 트레이너의 허가 아래 복용해야 한다. 지난해 말 제프 윌리엄스(한신), 알렉스 카브레라(오릭스), 애덤 릭스(야쿠르트) 등이 에 이름을 올린 것은 약물 관련 규정을 더욱 강화시키는 데 한 몫했다. 한국야구위원회(KBO) 또한 2007년 9월7일 반도핑위원회를 공식 출범시켰다. KBO는 올 시즌부터 첫 번째 양성반응 시 명단공개 및 출장정지 10게임, 두 번째 양성반응시 명단공개 및 출장정지 30게임, 세 번째 양성반응시 명단공개 및 영구제명토록 하였으며, 테스트 불응시에도 동일한 제재를 내리기로 했다. 양성 반응시에는 선수가 이의 제기를 할 경우 재분석 및 소명기회를 부여하는 청문회도 실시한다. 이는 그저 허울 좋은 규칙과 조직이 아닌 확실한 규제로 이어져야 한다. 관중들이 스포츠를 관람하기 위해 구장이나 체육관을 찾는 이유는 응원하는 팀의 승리를 보기 위해서다. 그러나 그것이 약물, 스포츠맨십에 어긋난 비열한 플레이 등으로 나온 승리라면 결코 좋은 경기라고 볼 수 없다. 관중들은 사회의 부조리나 비열함이 담기지 않은, 정직한 장면들을 보기 위해 스포츠를 보는 것이기 때문이다. farinelli@osen.co.kr .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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