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서는 전설이었습니다". 지난 28일 사직 KIA-롯데전이 우천 연기된 뒤 기자와 만난 롯데 외야수 손광민(20)은 '양투양타의 전설(?)'에 관한 이야기를 꺼내며 넉살좋은 농담을 던졌다. 우투좌타 외야수인 손광민은 타고난 왼손잡이. 그는 야구공처럼 작은 공은 오른손을 사용하지만 농구공이나 배구공처럼 큰 공은 왼손으로 던진다. 야구를 시작하며 오른손으로 공을 던지고 타격하라고 배웠던 그는 우연한 계기로 '양투양타'라는 희귀한 야구선수로 탈바꿈했다. 양정초등학교 4학년 때 진용근 야구부 감독은 손광민이 피구하는 모습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왼손으로 공을 던지는 모습이 예사롭지 않았기 때문. 진 감독은 그에게 좌투좌타 전향을 권유했다. 예상을 뛰어넘을 만큼 좋은 모습에 매료된 진 감독은 그에게 한 마디 던졌다. "오늘부터 두 가지 다 해라". 초등학교 시절 마운드에 오른 손광민은 오른팔로 던진 뒤 통증을 느끼면 좌완 투수로 변신했다. 개성중학교 3학년 때 전국대회 지역 예선전에 나선 그는 상대 투수들의 공포의 대상. 그와 대결하는 투수들은 1,2루나 만루 위기에서도 '차라리 1점을 주는 게 낫다'는 판단에 고의4구로 정면 승부를 피했다. 12타수 8안타(2홈런)를 기록한 그는 무려 12개의 고의4구를 얻었다. 부산고에 입학한 뒤 우투좌타로 자리잡은 손광민은 "둘 다 하려니까 너무 불편하더라. 이것저것 해야 할 게 많다. 좌우 글러브 모두 들고 다녀야 하는 것도 힘들었다"고 껄껄 웃었다. "오른팔을 다친 뒤 가까운 거리로 송구하는 게 어려웠다. 그래서 외야로 전향했다. 송구 때문에 엄청난 스트레스에 시달렸다". 지금은 잊혀진 전설(?)이 돼버렸지만 '양투양타 출신'이라는 수식어는 영원할 것이다. what@osen.co.kr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