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상학 객원기자] 두산 김경문 감독은 요즘 ‘대표팀 노이로제’에 시달리고 있다. 2008 베이징 올림픽 야구대표팀 사령탑을 겸하고 있는 김 감독은 올림픽을 한 달여 앞두고 쏟아지는 대표팀 관련 질문에 난감한 표정을 짓고는 했다. 김 감독은 손으로 턱을 가리키며 “여기까지 말이 올라오고 있지만 조금 더 참아야 한다. 지금 당장은 소속팀이 급하다”면서도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온 올림픽에 대한 구상으로 머릿속이 복잡하다. 김 감독은 지난 1일 대전 한화전을 앞두고 대략적인 대표팀 발탁 기준을 밝혔다. 김 감독은 가장 큰 변수로 ‘국민타자’ 이승엽(요미우리)의 합류 여부를 생각했다. 김 감독은 “해외파 선수들의 합류 여부에 따라 대표팀 구성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 특히 (이)승엽의 합류 여부가 중요하다. 대표팀에 합류하더라도 (이)승엽이가 1루수와 지명타자 중 어디에 기용되느냐에 따라 선수구성이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승엽의 합류 여부가 불투명해 김 감독으로서도 구체적으로 말할 수 없는 입장. 하지만 김 감독은 “(이)승엽이의 경험이 대표팀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며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이어 김 감독은 지난해 12월 아시아예선과 올 3월 최종예선에 참가한 선수들에게 우선권을 줄 것임을 암시했다. 김 감독은 “지금은 김태균(한화)이 더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그렇다고 이대호(롯데)를 뺄 수는 없지 않은가”라며 1·2차 예선에서 고생한 선수들을 우선적으로 배려하겠다는 생각을 밝혔다. 또한 이종범(KIA)·박재홍(SK) 등 좋은 컨디션을 보이고 있는 베테랑 선수들이 있지만 젊은 선수들에게 무게를 두었다. 김 감독은 “고참 선수들이 잘하고 있지만 언제까지 그들에게 의지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단순히 타격보다 공수주 삼박자가 잘 어우러진 짜임새를 강조했다. 김 감독은 “물론 야구에서는 중심타자 역할이 중요하다. 중심타자들이 결정적일 때 한 두방 쳐주면 경기를 쉽게 풀어갈 수 있다. 하지만 국제대회에서는 그게 쉽지 않다. 1~2번 타자, 7~9번 타자들이 각자의 역할에 충실할 때 팀이 강해질 수 있다”며 단순히 최고선수들만 모으기보다는 각 포지션과 역할에서 안정적인 기량을 갖춘 선수들을 뽑겠다는 의중을 내비쳤다. 국제대회에서 필수적인 수비는 물론 기동력도 고려하고 있다. 대수비·대주자 등 각 분야 스페셜리스트들이 발탁될 가능성이 높다. 투수진도 선발 4명, 중간 5명, 마무리 1명으로 아웃라인을 설정했다. 김 감독은 “요즘 선수들이 여기저기서 대표팀 뽑아달라고 말을 많이 하고 있는데 많이 부담스럽다. 묵묵히 활약하면 알아서 대표팀에 뽑을 것”이라고 당부했다. 김 감독과 한국야구위원회(KBO) 기술위원회는 오는 24일까지 최종 엔트리 24명을 확정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