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긋지긋하던 6월을 보낸 LG가 7월 첫날부터 웃었다. LG는 지난 1일 잠실 SK전을 상대로 4-2로 완승, 상쾌한 7월을 맞이했다. 6월에만 4승 18패로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든 LG로서는 최강 타선을 뽐내고 있는 선두 SK를 상대로 거둔 승리였기에 의미가 있었다. 무엇보다 LG는 이날 마운드의 우세를 모처럼 내보였다. 선발 심수창이 실점을 최소화했고 이재영이 위기를 깔끔하게 막아냈으며 정재복은 세 명의 타자를 돌려세워 경기를 종결지었다. 세 명의 투수는 나란히 '선발승-홀드-세이브'를 각각 올렸다. 이렇듯 LG가 '선발승-홀드-세이브'를 기록하며 승리를 거둔 것은 지난 5월 28일 잠실 두산 홈경기 이후 한 달 만이다. 한 경기에서 이 세가지 요건을 모두 채웠다는 것은 긴박함 속에서도 마운드가 무너지지 않았다는 뜻이다. 선발 투수는 타자들의 뽑아준 점수의 리드를 그대로 지켜냈고 중간투수는 세이브에 준하는 최소 3점차 이내의 위기에서도 흔들림없이 리드를 마무리에게 넘겼다. 심수창은 이날 4-2로 앞선 7회 1사에서 오상민에게 공을 넘겼다. 6⅓이닝 동안 6피안타 2볼넷 1사구 2삼진으로 2실점했다. 두 번의 2군 생활을 거치면서 느끼고 쌓은 '절박함'이 그대로 경기에 투영됐다. "더 이상 내려갈 곳이 없다고 생각했다"는 심수창은 김용수 2군 코치로부터 조언을 받아 투심 패스트볼을 이용해 SK 타자들을 땅볼로 유인했고 위기에서는 투구폼의 강약을 조절하는 완급 조절로 타이밍을 빼앗았다. 양상문 투수코치는 심수창의 투구에 대해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는 실력에 심적인 여유까지 생겼다. 2군을 경험하며 훈련량도 많아졌고 '막다른 골목'이라는 느낌이 오히려 편안함을 가져다줬다"며 "체인지업과 싱커가 속도의 완급과 맞아떨어졌고 밸런스가 안정을 찾았다"고 환한 표정을 지었다. 트레이드를 통해 지난달 3일 두산에서 LG 유니폼으로 이재영은 한동안 선발로 가능성을 타진했지만 결국 '허리'가 제격이란 것을 증명했다. 7회 1사 1, 2루 위기를 고스란히 떠맡은 이재영은 박재홍을 삼진으로 돌려세운 뒤 최정에게 볼넷을 내줬지만 박경완을 2루수 플라이로 잡아내 위기를 벗어났다. 8회에는 3명의 타자를 깔끔하게 처리해 정재복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정재복 역시 3명의 타자를 군더더기 없이 돌려세워 팀의 3연패 탈출을 알렸다. 김재박 감독의 얼굴에서도 모처럼 환한 웃음이 보였다. 김 감독은 "심수창의 볼배합이 좋았으며 완급조절하는 모습도 돋보였다. 제구력도 나아졌다"며 "저번 경기부터 좋아지는 것 같았다. 선발로 들어와도 손색이 없을 것 같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또 이재영과 정재복에 대해서도 "중간 역할이 맞는 것 같다"며 "그 동안 훈련량이 적었는데 이제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 정재복도 끝까지 잘 막아줬다"고 웃음을 숨기지 않았다. 이날 SK와의 대결을 통해 찾아낸 'LG 승리 라인'이 최하위 탈출의 시동을 걸어줄지 관심이 집중된다. letmeout@osen.co.kr . . . . . 심수창-이재영-정재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