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왕자' 김원형(36, SK)이 이젠 '전설왕자'로 변모하고 있다.
'꾸준함의 대명사' 김원형은 1일 현재 개인통산 129승으로 이 부문 단독 5위에 올라 있다. 이제 1승만 더 보태면 역대 5번째, 현역 투수로는 3위에 해당하는 130승 고지를 밟는 투수가 된다.
통산 122승으로 올해를 맞았던 김원형은 벌써 7승을 보태며 김상진(122승) 정민태, 김시진(이상 124승) 조계현, 김용수(이상 126승) 등을 훌쩍 뛰어넘었다.
지금까지 한국프로야구 역사상 130승 이상을 올린 투수는 단 4명에 불과하다. '살아있는 전설'인 한화 송진우(42)가 올 시즌 4승(2패)을 보태 207승으로 이 부문 단독 선두를 질주 중이다. 역시 한화 정민철(36)은 지난달 10일 대구 삼성전에서 시즌 5승으로 개인통산 160승째를 기록했다. 은퇴한 KIA 이강철과 해태 선동렬은 각각 152승과 146승으로 3, 4위에 올라있다.
지난 1991년 전주고 졸업 후 쌍방울 유니폼을 입고 곧바로 프로에 입문한 김원형은 신인시절부터 선발 자리를 꿰차며 7승(11패)을 거뒀다. 상큼한 외모로 '어린왕자'라는 별명을 얻었고 깔끔한 매너로 팬들의 사랑을 독차지할 만큼 인기가 높았다.
이후 김원형은 약팀이었던 쌍방울의 선발로 꾸준히 활약, 매년 5승 이상씩 거뒀다. 1993년과 1998년에는 각각 11승과 12승으로 두자리 승수를 기록했다. 특히 1998년에는 마무리까지 경험하며 13세이브를 올리기도 했다.
1999년 7월 10일 대전 한화-쌍방울전에서 한화 장종훈의 타구에 얼굴을 그대로 강타당해 광대뼈가 함몰, 선수생명 위기를 맞기도 했다. 그러나 불굴의 의지로 다음해던 2000년 SK 유니폼을 입은 채 5월 12일 롯데전을 통해 복귀했다.
이후 내리막을 걷는가 했던 김원형은 2001년 9승으로 부활했고 2005년에는 14승 8패로 개인 역대 최고 성적을 거뒀다.
김성근 감독이 부임한 지난해부터는 불펜진으로 돌아섰고 올 시즌 김원형의 마운드에서의 활약은 단연 돋보인다. 보직은 주로 불펜 대기지만 갑작스런 임시 선발에도 전혀 꺼리낌이 없다.
지난달 13일 문학 KIA전에서는 선발 채병룡의 갑작스런 어깨 부상으로 1회부터 마운드에 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이날 3⅓이닝을 소화하며 1실점해 시즌 5승째를 거뒀다. 이 경기에서 김원형은 역대 투수 중 4번째로 2100이닝을 넘어서기도 했다. 앞서 올 시즌 첫 선발이었던 지난 4월 24일 문학 롯데전에서는 5⅓이닝을 2피안타 무실점, 선발승으로 시즌 2승을 올리기도 했다.
어느새 올 시즌 다승 부문 4위에 오른 김원형은 여전히 겸손했다. 김원형은 "개인적인 통산 승리가 무슨 의미가 있는가"라며 "오랫동안 조용하게 팀 승리를 위해 던진 것이 쌓여진 점수같다"고 웃었다.
그러나 "내가 승리를 많이 쌓는다는 것은 팀이 그만큼 많이 이긴다는 뜻이니까 좋은 의미 아니겠냐"며 말을 덧붙였다. 이르면 2일 잠실 LG전에서 통산 16번째 500경기 출장 기록까지 세우게 될 김원형의 '어린왕자 전설'은 계속해서 진행형이다.
letmeou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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