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도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 우리 히어로즈의 1차 창단 가입금 미납사태로 프로야구계가 소용돌이에 빠진 가운데 KBO의 대응이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창단초기 밀월관계를 접고 절대 요구조건을 거부하는 등 강경방침으로 선회한 배경에도 주목을 받고 있다. KBO는 지난달 30일 마감시한인 1차 가입금 24억 원을 미납한 우리 히어로즈의 요구조건에 대해 "일전 조건을 들어주지 않겠다. 무조건 7일까지 지급되지 않는다면 규약대로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규약을 거론한 것은 사실상 강제 퇴출시키겠다는 의지이다. 실제로 이번 사태는 히어로즈 구단이 7일까지 1차 가입금 24억 원을 완납하면 아무 일이 없어진다. 그러나 히어로즈가 입금하지 않는다면 거대한 파장이 예고되고 있다. 현재의 KBO의 강경방침을 믿는다면 곧바로 이사회를 열어 강제탈퇴 수순을 밟을 것으로 예상된다. 당초 KBO는 히어로즈 창단 때부터 특혜시비가 일 정도로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가입금 분납 등 여러가지 혜택을 주었다. 이 과정에서 KBO는 온갖 의혹과 비난을 받았지만 8개구단 유지라는 대명제를 내세워 정면돌파를 했다. 히어로즈가 자금력이 풍부한 만큼 구단 운영을 무리없이 잘 할 것이라며 애써 설명하고 기대했다. 그런데 히어로즈가 창단 4개월 만에 안하무인으로 돌변했다. 히어로즈는 약속을 어기고 창단 가입금 가운데 40억 원을 깎아달라고 요구했다. 바탕에는 히어로즈가 빠지면 프로야구가 무너질 것이라는 배짱이 깔려 있다. 야구팬과 야구판을 볼모로 잡은 히어로즈의 행태에 비난 여론이 하늘을 찌르고 있다. 히어로즈를 믿은 KBO로서는 뒤통수를 맞은 격이 됐다. 이젠 비난의 화살이 KBO를 향하고 있다. KBO 역시 이번 사태에 대한 책임론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현실적으로 히어로즈 퇴출 이후에 KBO는 또 다시 팀을 떠맡아야 된다. 지난 해 현대를 유지하느라 KBO 기금이 거의 바닥이 난 상태에서 엄청난 부담이 아닐 수 없다. 그럼에도 KBO가 이처럼 벼랑끝 전략에 나선 이유는 무엇보다 상식이 통하지 않는 히어로즈를 퇴출시키는 게 프로야구를 위해 도움이 된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야구계는 히어로즈 구단이 프로야구단을 운영할 진정성이 없다고 우려하고 있다. 이런 생각은 7개 구단이 공유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더 이상 끌려다닌다면 비난 여론을 감당하기 힘들다. KBO의 벼랑끝 전략이 어떤 결과를 빚고 어떤 파장을 일으킬 지 궁금하다. sunny@osen.co.kr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