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승완 감독,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 제작비화 고백
OSEN 기자
발행 2008.07.03 01: 00

영화감독 류승완(35)이 대표작인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에 얽힌 제작비화를 밝혀 웃음을 선사했다. 2일 밤 방송된 MBC ‘황금어장’의 ‘무릎팍도사’에 출연한 류승완 감독은 “영화를 포기해야하나 하는 절망의 순간에 마지막 영화가 될 수도 있다는 생각으로 결혼하기 위해 모아둔 적금까지 깨서 만들었던 영화가 ‘패싸움’이었다. 그런데 이 영화로 부산영화제에서 상을 받았고 그 상금으로 다음 영화를 찍었는데 그게 바로 데뷔작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였다”며 “(당시 호평을 많이 받았는데) 지금 생각하면 완성도는 별로지만 정신을 좋게 보신 것 같다”고 말했다. 류 감독은 영화 중간에 붐마이크가 보이는 등 허술한 부분이 노출된 것에 대해 “돈이 없으니까 그냥 진행할 수밖에 없었다. 영화를 볼 때 연기자의 감정을 봐야지 그 시간에 붐마이크를 보면 되겠냐고 우리끼리 얘기를 하곤 했는데 당시 출연배우는 한국말을 할 줄 알고 사지가 멀쩡하면 OK였다(웃음). 영화에서 중요한 것은 정신이라고 봤기 때문”이라고 털어놓았다. 또 “라스트신에서 스태프 2명이 촬영과 동시에 이동차까지 밀며 진행하다보니 부상을 당하기도 했다. 그리고 필름 뚜껑이 열려 화면에 빛이 들어왔는데도 쓸게 없으니까 영화에 그대로 사용했다"며 "그래도 영화의 끝은 내야하니까 재촬영을 나갔는데 원래 촬영장면에는 안내리던 눈이 내리더라. 하지만 저예산 독립영화다보니 돈이 없어 그냥 찍었다”고 낮은 제작비때문에 겪게 된 에피소드를 전했다. 이어 “눈이 오니까 마지막에 류승범이 쓰러지는 장면에서 의도하지 않았던 서정성이 나오더라. 영화 ‘친구’에서 장동건이 빗속에서 쓰러지니 더 슬픈 것처럼 말이다. 그래서 나중에 평론가들과 인터뷰할 때는 눈이 올 때까지 기다렸다가 찍었다고 말했다”고 전해 웃음을 선사했다. 한편 나이에 비해 어려보이는 외모를 자랑하는 류승완 감독은 아이 셋을 둔 아버지임을 밝히며 “아동범죄, 교육문제, 먹을거리 등 안전한 게 없는 상황에서 아이를 키우는 것이 너무 힘들다”는 고민을 들고 ‘무릎팍도사’를 방문해 눈길을 끌었다. hellow0827@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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