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대전, 이상학 객원기자] “그만큼 한국야구가 발전했다는 증거야.” 한화 김인식 감독이 지난해까지 한솥밥을 먹었던 세드릭 바워스의 메이저리그 승격 소식을 듣고 한마디했다. 지난해 한화 외국인 투수로는 최초로 두 자릿수 승수를 돌파한 세드릭은 그러나 마무리 강화차원에서 재계약에 실패하며 한국을 떠났었다. 올해 콜로라도 산하 트리플A로 진출, 4승1패 방어율 2.97로 좋은 활약을 보인 뒤 3일(이하 한국시간) 마침내 생애 첫 메이저리그의 부름을 받았다. 이날 콜로라도 유니폼을 입고 샌디에이고와의 홈경기에 세 번째 투수로 구원등판한 세드릭은 1이닝 1피안타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데뷔전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직구 최고 구속은 94마일(151km). 김 감독은 “한국에서 뛰다 다른 리그로 간 선수들이 잘하고 있다. 그만큼 한국야구가 발전했다는 증거가 아니겠나”고 말했다. 김 감독은 세드릭뿐만 아니라 스캇 시볼, 윌슨 발데스 등도 거론했다. KIA에서 ‘스캇’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한 시볼은 올해 일본프로야구 히로시마로 진출해 타율 2할6푼4리·5홈런·18타점으로 한국에서보다 나은 활약을 보이고 있다. 올 시즌 중 KIA에서 퇴출된 뒤 곧바로 일본 야쿠르트로 진출해 ‘윌슨’이라는 등록명으로 6경기에 뛴 발데스도 타율 4할3푼5리·1홈런·4타점으로 활약하고 있다. 김 감독은 “내가 볼 때마다 잘 치더라. 전부 KIA 출신에 이름을 바꿔서 잘하고 있네”라며 웃었다. 이외에도 과거 두산에서 한국야구를 주름잡은 타이론 우즈가 일본을 평정했고, KIA 출신 세스 그레이싱어도 일본프로야구로 진출해 잭팟을 터뜨렸다. 지난해 시즌 중 LG에서 퇴출된 팀 하리칼라는 그해 8월 빅리그로 진출하기도 했다. 2006년 LG에서 ‘카라이어’라는 이름으로 활약한 버디 칼라일도 지난해 메이저리그 애틀랜타에서 풀타임을 뛴 데 이어 올해에도 16경기에 구원등판하고 있다. 김 감독은 우즈와 그레이싱어를 제외하고 한국에서 이렇다 할 활약을 펼치지 못한 선수들이 타리그에서 잘하고 있는 것에 대해 “한국야구에서는 외국인선수에 대한 기대치가 너무 높다. 외국인선수를 2명밖에 기용할 수 없어 기대치가 높고 그만큼 적응하는데 어려움이 많다”고 지적했다. 한편, 김 감독은 이날 베테랑 내야수 박종호가 삼성에서 웨이버 공시됐다는 소식을 들은 후 “왜 시즌 중에 그러는지 모르겠다. 아마 LG가 손쓰지 않을까 싶다. 김재박 감독이 박종호를 워낙 좋아하지 않는가”라며 묘한 웃음을 지었다. 김 감독은 박종호의 나이가 35살이라는 얘기를 하자 “나이가 별로 많지 않다. 우리 팀은 마흔살이 기준”이라며 좌중을 웃겼다. .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