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하다보면 이런 날도 있지 않겠냐". 3일 퇴출 통보를 받은 박종호(35, 내야수)는 담담한 모습이었다. 지난 1992년 LG 트윈스에서 프로 데뷔한 박종호는 1998년 현대 유니콘스로 트레이드된 뒤 2003년 삼성과 4년간 총액 22억 원에 프리에이전트(FA) 계약을 체결했다. 2006년 잔부상에 시달리며 타율 2할3푼8리(273타수 65안타) 1홈런 30타점 22득점 3도루로 하향세를 보인 박종호는 지난해 5월 오른쪽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고 경산볼파크에서 재기를 다짐했다. 그러나 1월 해외전훈캠프 도중 왼쪽 어깨가 탈골되는 불의의 부상에 발목잡혔다. 올 시즌 33경기에 출장, 타율 2할3푼2리(82타수 19안타) 5타점 8득점. 이날 오후 구단으로부터 '한국야구위원회(KBO)에 웨이버 공시하겠다'는 연락을 받은 박종호는 예상했지만 생각보다 빠른 퇴출 통보에 아쉬움을 곱씹었다. 박종호는 "구단 직원에게서 전화받은 뒤 조금은 당황스러웠다. 시즌이 끝나면 방출될 것이라고 어느 정도 짐작했으나 시즌 중반에 방출 통보를 받아 아쉽다"고 속내를 드러냈다. 가족들의 반응에 대한 물음에 박종호는 "아이들은 아직 모른다. 아내와 아이들 때문에 마음이 편하지 않다"고 말했다. 박종호는 타 구단의 러브콜을 기다리며 집 근처 피트니스 센터에서 체력 훈련에 박차를 가할 예정. "'박종호를 영입하자'는 LG팬들의 목소리가 거세다"는 말을 건네자 "LG에서 야구를 시작해 팬들이 나의 영입을 주장하는 것 같다"고 짧게 대답했다. "타격은 좋지만 수비 능력이 떨어진다"는 선동렬 삼성 감독의 평가에 대해 "선 감독이 사령탑 부임할 무렵 팔꿈치 통증이 시작돼 믿음이 떨어진 것 같다. 삼성에 수비가 뛰어난 선수가 많으니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what@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