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중근, 그에게 필요한 것은 '정기적인' 지원
OSEN 기자
발행 2008.07.04 07: 47

LG 트윈스의 '봉타나' 봉중근(28)이 호투를 펼치고도 승리 추가에 실패했다. 봉중근은 3일 잠실 SK 와이번스 전에 선발 등판해 107개의 투구수를 기록하며 7이닝 3피안타 1실점으로 분전했으나 타선 지원을 받지 못하며 방어율을 2.89(3일 현재)로 다소 낮췄다는 데 위안을 삼아야했다. LG의 두번째 투수 이재영이 마운드에 오르기 전까지 LG 타선이 봉중근을 위해 지원한 점수는 없었다. 단순히 기록만을 따졌을 때 봉중근의 득점 지원은 낮은 편이 아니다. 지난 2일까지 봉중근은 6.21점의 타선 지원을 받으면서 규정 이닝을 채운 투수들 중 김광현(20. SK, 7.52점)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그러나 매달 문제없이 나오는 공무원의 월급처럼 꼬박꼬박 지원받지 못했다는 점과 그동안의 경기 정황을 살펴봐야 한다. 지난 6월 26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에 선발 등판한 봉중근은 5이닝 4피안타 1실점으로 호투를 펼치며 시즌 7승(5패)째를 거뒀다. 당시 LG 타선은 봉중근을 위해 5회까지 무려 19득점을 뽑아내는 기염을 토했다. '할부'가 아닌 '일시불'식으로 득점을 올려준 셈이다. 이 덕택에 봉중근에 대한 LG 타선의 득점 지원력은 솟구쳤다. 지난 4월 10일 우리 히어로즈전서는 5⅔이닝 동안 6피안타 5실점했지만 자책점은 하나도 없었다. 권용관과 박경수가 연달아 실책을 내주면서 마운드의 봉중근을 흔들었고 결국 봉중근은 이 경기서 패전의 멍에를 썼다. 6월 10일 SK전서는 3-2 박빙의 리드서 승리 추가를 노렸으나 경기를 매조지하기 위해 나선 정재복이 9회말서 역전을 허용하며 눈물을 삼켰다. 득점 지원과 야수진의 도움이 필요했던 경기들이었다. 3일 경기 또한 마찬가지였다. LG 타자들은 봉중근이 마운드에 있는 동안 단 4안타를 기록했다. 3회 1사 2루서는 2루에 있던 김정민이 견제사로 물러나며 득점 찬스를 날려버렸고 4회 1사 3루서 나온 김용의의 2루 땅볼 때 홈으로 뛰던 이종렬은 명백한 아웃 타이밍서 태그아웃되었다. 협살 위기에 걸렸더라도 타자 주자 김용의의 빠른 발을 감안한다면 득점 찬스는 이어질 수 있었던 아쉬운 순간이었다. 10회 말 2사 1,2루서 극적인 끝내기 1타점 적시타를 기록한 안치용(29)은 경기 후 "(봉)중근이가 경기가 끝나면서 다가와 '진작에 좀 치지'라면서 목을 조르더라. 장난스러운 행동이었으나 그래도 마음에 걸리더라"라며 미안함을 표시했다. 안치용은 전 경기까지 봉중근 등판 경기서 3할9푼6리(48타수 19안타) 3홈런 16타점으로 펄펄 날아 오르며 신일고 1년 후배에 확실한 '도우미'역할을 보여 주었으나 이날 봉중근이 마운드에 있을 때는 4타수 무안타(삼진 3개)에 그쳤다. 전 부문에 걸친 투수난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LG에 봉중근은 가장 확실한 선발카드다. 그러나 가장 믿을만한 투수가 등판했을 때 야수진의 지원이 들쭉날쭉하다는 점은 부조화로 인한 어두운 단면이다. 봉중근에게는 '잭팟'식 지원이 아닌 '정기 예금'과 같은 지원이 필요하다. farinelli@osen.co.kr .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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